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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피 말리는 심정…李대통령, 역사에 죄짓지 말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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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나연 기자I 2025.07.31 23:42:06

강 비서실장 관세 협상 고충 털어놔
"평소에 막힘없는 이 대통령 신중 거듭"
李대통령 "악영향 줄까 봐 말 아낀 것"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새벽까지 이어졌던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역사에 죄는 짓지 말자”는 말을 남겼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31일 대통령실 인근 참모진과의 오찬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제공)
강 실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렇지 않은 얼굴 밑으로 피말리는 심정을 숨겼던 지난 며칠이었다”며 한미 관세협상 과정의 소회를 밝혔다.

강 실장은 “한쪽에서는 계산에 계산이 거듭됐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는 없을까. 피치 못할 상처를 최대한 줄이는 길이 무엇일까”라며 “대통령은 자주 답답해했다. 평소에 막힘없던 그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고,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마지막 3실장 회의를 마치고 장관들과의 화상통화도 마친 뒤 “제 방으로 갑시다”라며 강 실장을 호출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방에 앉아 한동안 말이 없다가 “강 실장님, 우리 역사에 죄는 짓지 말아야죠”라고 나지막이 말했다고 강 실장은 전했다.

강 실장은 이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후 “대통령에게서 ‘점심하러 가시죠’라던 말씀을 들었을 때, 비로소 뭔가 한 단락이 지어졌다는 게 실감났다”며 “내장국 한 그릇으로 회포를 풀고, 시민들을 만나 웃음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고위공직자 워크숍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에 참석해 ‘국민주권 정부 국정운영 방향과 고위공직자 자세’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관세 협상을 언급하며 “제가 말을 하면 (관세 협상에) 악영향을 주니까 말을 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오른쪽 턱을 가리키며 “이빨이 흔들린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는 그간 관세 문제에 대한 조율 때문에 심적인 스트레스가 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어젯밤까지, 오늘 새벽까지 한미 무역 협정 타결을 위해 애쓰신 우리 장관님들 총리님 할 것 없이 우리 일선 부서에 여러분들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고 격려하며 “노심초사하고, 정말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 나라의 국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특별 강연을 마친 후 강 실장, 황인권 대통령경호처장, 권혁기 의전비서관 등과 대통령실 인근 식당에서 오찬을 한 뒤 시민들과 사진을 찍는 등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강 실장은 “사진을 요청하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찍어주는 사람도 서로 눈으로 고생 많았다는 인사를 전한 것 같다”며 “대통령의 고심과 결단, 한마음으로 매달렸던 전 부처와 대통령실의 실무자들의 노력과 팀워크. 모든 것들에 감사한 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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