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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만 부자' 벌주는 게 공정?…세입자만 눈물 흘릴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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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렬 기자I 2026.08.05 16: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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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정학회, '2026 세제개편안' 전문가 간담회
"세입자만 쫓겨날 판" 공정과세 둔갑한 '부유세'
"보유세로 집값 못 잡아…실거주, 전월세 공급 위축 불러"
"'금융자산 제외' 초고가 주택 과세, 부의 재분배 효과 無"
"세입자 퇴거 등 ...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두고 재정 전문가들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정부는 ‘공정과세’ 명분으로 부동산 세제 무게중심을 보유에서 실거주로 옮겼으나, 무리한 실거주 강요가 전월세 시장 불안과 세입자 퇴거 등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에 세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에 세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목표 잃은 공정과세…징벌적 부유세로 변질

한국재정학회는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년도 세제개편안 평가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학회장인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사회로 진행됐으며,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심혜정 전 국회예산정책처 조세분석심의관, 정다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 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초고가 주택 소유자만을 옥죄는 ‘부유세(Wealth Tax)’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세제 개편의 명분으로 내세운 공정과세의 기준부터가 불분명하다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심혜정 전 심의관은 “정부가 말하는 공정의 목적이 부의 재분배인지, 집값 안정인지 불분명하다”며 “한국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초고가 주택에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높은 세금을 매기며 철저히 부유세 형태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부세가 실제로 부를 나누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성명재 교수는 “고가 주택을 가진 사람 상당수는 현금 소득이 없는 50~60대 은퇴자들”이라며 “진짜 부자인 금융자산가들에게는 세금을 묻지 않아 실질적인 재분배 효과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저 다수 국민의 배 아픈 감정을 달래려는 정치적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송헌재 교수 역시 “진짜 부유세라면 대출을 껴서 집을 산 사람의 이자를 빼서 순수 자산에만 세금을 매기고, 금융자산도 같이 과세해야 한다”며 빚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매기는 세금을 비판했다.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년도 세제개편안 평가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재정학회 유튜브 갈무리)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년도 세제개편안 평가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재정학회 유튜브 갈무리)
“세금으론 집값 못 잡아…세입자만 쫓겨나”

세금으로 부동산 가격을 통제하려는 시도 자체도 비판을 받았다. 성 교수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는 없다”며 “집값이 오르는 근본 이유는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비거주 주택에 주던 세금 혜택을 없애면, 자가가 없는 무주택자들을 위한 민간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들어 오히려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억지로 실거주를 택하면서 세입자들이 쫓겨날 것이란 우려도 컸다. 정다운 연구위원은 “시가 20억~30억원 사이 주택 소유자들이 종부세를 피하려고 직접 실거주를 하면 원래 살던 세입자들은 쫓겨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전세 시장과 그보다 저렴한 주택 시장 가격까지 흔드는 연쇄 반응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거주 요건 강화가 결혼, 출산, 직장 이동 등 삶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막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 교수는 “주택 거래 비용이 워낙 커서 이사할 때 집을 팔지 못하고 전월세를 놓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해 활발한 이주를 도와야 할 정부가 오히려 이를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잦은 세제 개편으로 조세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불투명해져 납세자들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우철 학회장은 “20년 만에 세법의 핵심이 보유에서 거주로 바뀌었는데, 충분한 토론이나 사회적 합의가 없었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세제가 극단적으로 널뛰기하는 나쁜 관행이 이번에도 반복됐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철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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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정부 부동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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