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기 무섭네”…기름값 이어 밥상물가도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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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3.10 16:52:56

밀 12.1%·대두 10.4% 폭등…밥상물가 우려
양파 12%·마늘 6% 껑충…외식업계 직격탄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지난 2월 말 발발한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글로벌 물류망과 원자재 시장을 강타하면서, 국내 밥상물가를 덮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전쟁이 터지기 전인 연초부터 이미 양국 간의 전운이 고조되며 국제 곡물가가 들썩이고 있었던 터라, 실제 전쟁 발발이 기름을 부은 격이 돼 식품·외식업계의 원가 압박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요동치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은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기초 식량(곡물) 시장이다. 1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와 캔자스시티상품거래소(KCBT)에 따르면 밀(소맥)의 월별 평균 가격은 1월 톤당 190.5달러에서 2월 201.6달러로 올랐다. 이후 실제 전쟁이 발발하자 3월에는 213.6달러로 상승하며 두달도 채 안 돼 12.1%가 뛰었다.

식용유와 사료의 원료가 되는 대두(콩)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1월 평균 386.8달러였던 대두 가격은 3월 426.8달러로 10.4% 수직 상승했고, 대두박(콩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 역시 평균 324.3달러에서 340.3달러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전쟁으로 인한 해상 운임 폭등과 주요 항구 봉쇄 우려가 패닉 바잉을 부추긴 결과라는 평가다.

이러한 국제 곡물가의 폭등은 결국 국내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1차 가공(제분) 업계는 속앓이만 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제분업체 관계자는 “연초부터 이어진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내부적인 원가 압박이 한계치에 달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와 악화된 여론 탓에 힘든 상황조차 외부에 털어놓지 못하고 속으로 감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완제품을 만드는 식품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형 식품 제조사 관계자는 “보통 제분 회사와 연간 단위로 B2B(기업간 거래) 공급계약을 맺기 때문에 국제 밀 가격이 폭등했다고 당장 다음 달 제품 가격이 오르는 식의 즉각적인 타격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중동 사태처럼 특수한 위기가 닥쳐 원가 폭등세가 장기화할 경우, 기존 계약에 대한 재협상이 불가피해 결국 시차를 두고 제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초 곡물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주로 쓰는 수입산 양념 채소류 가격마저 이미 연초부터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월 기준 중국산 신선 양파 수입 가격은 전월 대비 12.2% 급등했고, 마늘(5.9%)과 콩(5.7%) 등 주요 식자재가 일제히 상승했다. 여기에 2월 말 전쟁 발발로 글로벌 유가 급등에 따른 유류할증료(BAF) 인상까지 겹치며 해상 물류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파, 마늘, 밀가루, 식용유 등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도 원가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대표 외식 프랜차이즈인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원재료 가격 변동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체계적인 S&OP(판매·운영 계획)와 다양한 구매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 오고 있다”며 “특히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의 일부를 본사에서 흡수하는 등 가맹점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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