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9시 50분, 서울 충무로 인근에 위치한 뚜레쥬르 본점. 오전 11시 ‘아그작 케이크’ 판매 개시까지는 한 시간가량 넘게 남았지만, 매장 내 별도의 전용 대기 공간에는 이미 10여 명의 소비자가 줄을 서 있었다. 일반 계산 줄과 분리된 구매 대기줄의 행렬은 출시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제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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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대기 줄은 빠르게 길어졌다. 오전 10시 30분께가 되자 대기줄은 30여 명으로 늘어났다. 10대 학생부터 50대 이상 중장년층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직원은 고객들에게 원하는 맛을 확인한 뒤 예약증인 번호표를 건넸다.
가장 먼저 줄을 선 직장인 김모(40대) 씨는 “30대 동생이 꼭 먹어보고 싶다고 해 오전 8시 30분부터 대기했다”며 “세계적으로도 인기라고 하더라. 얼마나 특별한지 궁금해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50분이 되자 예약 순서대로 제품이 전달됐다. 결제 후 제품을 받은 소비자들은 곧바로 사진을 찍거나, 카페 자리를 찾아 케이크를 즐겼다. 포크로 케이크를 깨는가 하면 ‘오도독’ 소리를 담은 영상을 찍는 이도 있었다.
여행 도중 다시 매장을 찾은 소비자도 있었다. 경북 포항에서 서울로 관광을 온 서모 씨(40대)는 전날 낮 12시께 매장을 방문했지만 이미 제품이 모두 팔렸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했다. 서씨는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와그작 케이크가 나오지만 여기가 가장 맛있다는 얘기가 있어 다시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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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준비 물량은 100여 개 남짓. 인당 최대 6개까지 구매가 가능해 오전 시간대에 품절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현장 직원은 “주말에는 계산대를 넘어 선물 코너까지 줄이 이어질 정도”라며 열기를 전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니다. 단단한 초콜릿 겉면을 숟가락으로 ‘아그작’ 깨뜨리는 순간의 촉각과 경쾌하게 울리는 바삭한 소리부터 갈라지는 시각적 쾌감까지 더해져 하나의 ‘체험형 콘텐츠’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이날 매장에서도 제품을 받자마자 사진을 찍고, 깨뜨리는 장면을 영상으로 남겨 SNS에 올리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최근 디저트 시장은 ‘맛’에서 ‘경험하는 디저트’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촉감 완구인 ‘왁뿌볼’ 열풍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말랑한 장난감 표면을 왁스로 감싼 뒤 손으로 눌러 깨뜨리는 왁뿌볼이 숏폼 영상에서 인기를 끌자, 이와 비슷한 시각·청각적 재미를 먹거리로 옮긴 디저트가 잇따라 등장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패션플랫폼 29CM는 지난 15일부터 서울 성수동 이구홈 성수 1호점에서 디저트 브랜드 ‘파티세리 후르츠’와 협업한 과일 케이크 5종을 선보였다. 팝업 기간 고객들의 관심이 이어지자, 29CM는 지난 24일부터는 2호점으로 장소를 옮겨 기존 인기 과일 케이크 5종과 함께 망고의 형태를 그대로 본뜬 ‘트롱프뢰유 무스 케이크’ 단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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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디저트 유행을 넘어 소비 방식 자체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맛이 구매를 결정했다면 이제는 ‘깨뜨리는 순간’까지 콘텐츠가 되고 있다”면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깨고, 소리를 듣고, 사진과 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과정이 하나의 소비 경험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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