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 ‘오징어 게임’이 될 위험’이라는 제목의 뉴스레터를 통해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집중 조명했다.
WSJ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년 동안 165% 올랐으나 그 과정에서 변동성도 상당했다. 이달 2일 종가 기준 1년 동안 코스피지수가 일간 기준 2% 이상 움직인 날은 77거래일에 달했다. 같은 기간 미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은 5거래일에 그쳤다. 코스피 지수가 3% 이상 움직인 날도 44거래일이었지만 S&P500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코스피 지수가 5% 이상 움직인 날도 23거래일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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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증시판 K팝’(K-pop, market edition)이란 제목의 뉴스레터를 통해 한국 증시의 과열 현상을 지적했다. 한국 증시가 K팝처럼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며 급부상했지만 특정 종목 쏠림과 과열된 개인투자 열기, 극심한 변동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미국 증시는 일부 기술주, 대만 증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에 의존하고 있지만 한국 증시의 집중도는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지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고, 자동차·산업재·금융 등 다른 업종의 주가 흐름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초만 해도 두 기업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 수준이었다. FT도 레버리지 ETF를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한국 정치권과 규제 당국도 레버리지 ETF의 작동 방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WSJ는 “한국은행을 포함한 규제 당국은 (극심한 변동성에)우려를 표명해 왔으며, 투기를 진정시킬 다른 방법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5월 국내에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허용되기 전부터 한국 투자자들은 해외 상장 레버리지 ETF에 몰렸고,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성장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를 떠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었고, 6월에만 300억달러에 달했다.
매크로·퀀트 헤지펀드 아케비움캐피털의 창립자 막상스 비소는 “이렇게 뚜렷한 온도 차를 본 적이 드물다”면서 “짜릿한 재미를 위해 시장에 들어온 개인투자자층에게는 변동성 자체가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소 창립자는 한국과 대만 등 최근 급등한 시장이 주요 신흥국 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분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은 한국과 대만 증시를 단순한 지역 분산 투자처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SG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한국과 대만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의 펀더멘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이들 시장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자본지출(capex) 확대 기대에 과도하게 연동돼 있다“면서 ”AI 투자 확대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AI 투자 흐름이 꺾이지 않더라도 증가 속도가 둔화되거나 추가 상향 기대가 멈추기만 해도 증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WSJ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이라는 카지노를 떠나고 있다”며 “결국 파티가 끝났을 때 손실은 대부분 국내 투자자들이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한국 시장은 인구가 5100만명에 불과한 나라의 시장임에도 이제 세계에서 주요 시장 중 하나가 됐다“면서 ”한국 투자자들이 얼마나 더 베팅할 수 있을지, 투심이 위축될 때 이들은 누구에게 주식을 팔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