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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두산인가" 젠슨 황이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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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I 2026.06.02 15:48:12

5일 방한한 이후 박정원 두산 회장과 회동 주목
동박적층판·피지컬 AI·전력인프라 협력 가능성
AI 협력 맞손…2028년 산업용 휴머노이드 출시
"제조업과 에너지 영역으로 확장시 협력 강화"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방한하면서 두산 그룹과 협력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성장 축으로 피지컬 AI와 AI팩토리, 데이터센터 전력인프라를 내세우면서 관련 사업 역량을 갖춘 두산이 새로운 협력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방한 기간 중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 프로야구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이 자리에서 박정원 회장과 만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직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성사될 경우 양사의 협력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인 만남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점은 ‘왜 두산인가’에 쏠린다. 그동안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 간 협력은 GPU(그래픽처리장치)·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 반도체와 고성능 메모리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AI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와 AI팩토리,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이유로 로봇과 에너지, 첨단 전자소재 사업을 동시에 보유한 두산과의 협력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 센터.(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가장 현실적인 협력 분야는 두산 전자BG 부문의 CCL(동박적층판) 사업이다. 반도체 기판에 들어가는 CCL은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다. AI 가속기와 서버용 기판 생산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데 최근 고성능화로 기판 층수가 늘어나면서 고사양 CCL 수요도 빠르고 증가하고 있다. 두산은 이미 글로벌 PCB업체들에 CCL을 공급하고 있으며, 해당 PCB는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통한 첨단 반도체 생산 과정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반도체 공급망 내에서 두산과 엔비디아가 사실상 직·간접적인 연결고리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협력의 핵심축으로는 피지컬AI가 꼽힌다. 실제로 황 CEO는 지난 1일(현지시간) 대만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 이후 현지 취재진들과 만나 한국에 어떤 분야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로보틱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엔비디아도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봇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AI 협업을 논의했다. 이후 양사는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에 두산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학습시켜 맞춤형 파운데이션 모델(FM)을 구축하기로 했다. 올 4월에는 젠슨 황 CEO의 딸이자 엔비디아 글로벌 제품마케팅 책임자인 매디슨 황이 두산로보틱스를 방문해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현황을 살펴본 바 있다. 양사는 2027년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 기반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선보이고, 2028년에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두산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 중인 두산에너빌리티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AI산업이 반도체 경쟁에서 전력 경쟁으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전), 가스터빈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사업 역량을 확보한 두산에너빌리티는 AI팩토리 전략이 확대될 경우 엔비디아와 접점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황 CEO 방문을 통해 엔비디아의 AI전략이 반도체를 넘어 제조업과 에너지 영역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두산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 센터를 방문한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두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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