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마약...죽을 것 같아" 김나정 귀국했다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프리랜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나정이 필리핀에서 마약을 투약했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후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방송인 김나정 (사진=김나정 인스타그램 캡처)

14일 인천국제공항경찰대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후 약 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김 씨가 귀국하자마자 마약 투약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해당 사건을 김 씨 주거지 관할 경찰청으로 이송했다.

앞서 10일 그는 필리핀에서 자신의 SNS에 “어젯밤 마닐라발 대한항공 인천행 11시 비행기가 늦춰졌다”라며 “공항직원, 승객, 이미그레이션 모두가 저를 촬영하고 트루먼쇼처럼 마약운반 사태를 피하려고 제가 캐리어와 가진 백들을 모두 버리고 대한항공 타지 않고 다시 나왔다”라고 썼다.

이어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라며 “그것을 가지고 저의 과대망상으로 어떤 식으로든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 못 타겠다”라고 적었다.

김씨는 곧바로 글을 삭제했지만, 군데군데 맞춤법이 틀리고 내용도 횡설수설해 정확한 의미 파악이 힘든 이 글은 곧장 온라인상에 확산되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김나정이 마약 투약을 자수했다. (사진=김나정 인스타그램 캡처)

김씨는 이같은 글을 쓰기에 앞서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라고 도움을 요청하며 한국대사관과 연락을 나눈 메시지를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한국 가고 싶다”, “비행기 타면 저 죽을 것 같다. 마닐라에서도 나가면 죽을 것 같다. 공항도 위험하고, 마닐라 공항인데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해, 어떤 사고에 휘말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런 와중에 마약을 투약했다는 글을 썼다가 삭제한 것이다.

이후 김씨는 12일 오후 12시 5분(현지시간)에 마닐라를 출발해 오후 4시 40분에 인천에 도착하는 항공기에 탑승했다고 알렸다. 김씨의 모친이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딸이 납치를 당한 것 같다”고 신고해 현지 대사관을 통해 출국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나정은 자신이 위험하다고 말하며 보호를 요청한 상태였고, 귀국 후 마약 투약 사실을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며 “현재 사건은 관할 경찰청으로 넘겨져 추가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약 시약 검사 여부와 결과는 수사 내용이라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김나정은 과거 프리랜서 아나운서 및 일기예보 진행자로 활동하며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경력을 가진 방송인이다. 2019년 남성잡지 ‘미스 맥심’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며 얼굴을 알린 그는 이후 방송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활동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