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매물이 일부 늘더라도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서울 핵심지역의 집값을 끌어내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출 규제로 초고가주택의 매수층이 제한적인 데다, 임대주택 감소로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 매매가격을 다시 밀어 올릴 수 있어서다.
|
2주택자의 가산세율은 현행 20%포인트에서 2027년 5%포인트, 2028년 10%포인트로 낮아진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현행 30%포인트에서 2027년 10%포인트, 2028년 15%포인트로 조정된다. 2029년부터는 2·3주택 모두 다시 현행 기준을 적용받는다.
올해 중과세율이 재개된 5월 10일 이후 다주택자 양도분에도 이례적으로 완화세율을 소급 적용한다.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믿고 집을 처분한 사람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다.
정부가 사실상 내년까지를 다주택자 매도 적기로 제시한 셈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부가 ‘지금 팔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내년 시장의 매물 증가 효과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다주택자 매도 시 절세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전용면적 84㎡)를 16억원에 취득해 10년 보유·거주한 2주택자가 56억원에 양도할 경우 현행 양도세는 27억828만원에 달한다. 이를 내년 말까지 팔면 20억6655만원으로 6억4173만원 줄어든다. 2028년에는 22억8046만원으로 다시 2억원 넘게 늘어난다.
같은 주택을 보유한 3주택 이상 소유자는 세액 차이가 더 크다. 현행 양도세는 31억3611만원이지만 2027년에는 22억8047만원으로 8억5564만원을 아낄 수 있다. 2028년에는 24억9438만원으로 내야 할 세금이 다시 늘어난다.
|
양도세 개편의 또 다른 핵심은 공제 기준을 ‘보유’에서 ‘거주’로 전환한 것이다. 현행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 연 4%와 거주기간 연 4%를 합산해 10년간 최대 80%를 공제한다. 개편 이후에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명칭을 바꾸고 실제 거주기간에 대해 연 8%, 최대 80%를 적용한다.
2028년에는 과도기적으로 보유기간 연 2%와 거주기간 연 6%를 적용하고 공제액 한도를 20억원으로 설정한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가 사라지고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를 적용하며 공제한도도 10억원으로 낮아진다. 따라서 오랫동안 보유했지만 실제 거주기간이 짧은 1주택자는 매도를 늦출수록 불리해질 수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84㎡)를 8억원에 취득해 10년 보유하고 2년 거주한 1주택자가 30억원에 양도한다고 가정하면 2027년까지 양도세는 2억6993만원이다. 과도기 공제율이 적용되는 2028년에는 3억6550만원으로 늘고, 보유기간 공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2029년에는 4억6383만원으로 현행의 약 1.7배가 된다.
반면 10년을 모두 거주했더라도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1주택자는 공제한도의 영향을 받는다. 래미안퍼스티지(84㎡)를 16억원에 취득해 10년 보유·거주한 1주택자가 56억원에 팔 경우 ‘무제한 공제’인 내년까지 양도세는 2억4185만원이다. 공제한도가 10억원으로 축소되는 2029년에는 9억4485만원으로 약 3.9배 늘어난다.
정부는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원 이하 1주택자는 양도세 기본공제를 연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실거주 중산층의 부담은 덜되,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주택에 적용되던 무제한 공제는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고령 1주택자 지방 옮기면 최대 5억 감면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 1주택자에게는 별도의 매도 유인책을 마련했다.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2027년에는 양도세의 50%를 최대 5억원까지 감면한다. 2028년에는 감면율이 30%, 한도는 3억원으로 축소된다.
단, 5년 이상 거주한 주택이면서 양도일 현재 2년 이상 계속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양도 후 5년 안에 수도권으로 다시 이주하거나 수도권 주택을 취득하면 감면세액을 추징한다.
현금 여력이 부족하지만 강남 등 수도권 고가주택에서 장기간 거주한 고령층에는 다운사이징과 지방 이전을 선택할 유인이 생긴다. 반대로 연령이 높고 상속을 고려하는 집주인은 팔지 않을 수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에 살지만 현금이 없는 고령자는 주거 다운사이징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80세를 넘긴 경우에는 파는 것보다 상속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어 여건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와 초고가·고령 1주택자의 일부 매물 출회 가능성에는 무게를 뒀다. 다만 세제개편만으로 지속적인 매물 출회와 거래 회복, 집값 안정을 이루기는 어렵다고 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금 수준의 중과 완화로는 매물을 유의미하게 끌어내기 어렵다”며 “중과세율을 일부 낮추는 수준이 아니라 기본세율보다 더 낮은 수준의 과감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매물 출회가 임대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다주택자의 임대주택 공급 역할을 인정하지 않은 채 매도만 유도하면 장기적으로 민간의 주택 투자가 위축돼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을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0301255.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