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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일주일 뒤 만난다…'이란·대만·AI' 놓고 담판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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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5.07 09:45:00

트럼프, 9년만의 방중…시진핑과 마주 앉아
이란 중재 요구하는 美 vs 대만 카드 꺼내는 中
AI 공식 의제화 추진…베선트가 미국 측 주도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4~15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란 전쟁 여파로 한 차례 연기된 끝에 성사되는 이번 회담은 트럼프 1기 집권 시절인 2017년 이후 9년만에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통해 이뤄진다. 중동 위기,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대만 문제가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 올라 역대 미·중 정상회담 중 가장 복잡한 의제 구조를 갖춘 담판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이 회담 판도 바꿔

당초 이번 회담은 올해 3월 말~4월 초로 예정됐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때문에 내가 여기 있어야 한다”며 연기를 요청했고, 중국이 조용히 수용하면서 이번 달로 일정이 밀렸다.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관세 전쟁 ‘임시 휴전’에 합의하며 보복 관세·희토류·펜타닐 등 주요 의제에서 1년 시한의 봉합을 이뤘다. 그러나 올해 2월 말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후속 고위급 무역 협상은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해 거의 매달 열렸던 양측의 고위급 무역 회담은 올해 들어 3월 파리 회담 외에는 개최되지 않았다.

이란 전쟁은 미중 정상회담의 의제를 늘린 것을 넘어 회담의 성격 자체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역이 주된 전선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지정학적 이슈가 경제 의제를 압도하는 구도다.

미국, 중국에 ‘이란 중재’ 역할 노골적 요구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는 핵심은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을 설득해 호르무즈 해협을 열도록 외교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이란에 “당신들은 악당이며 글로벌 경제를 인질로 잡지 말라”고 직접 이야기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6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베이징에서 회담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정상적이고 안전한 통항 회복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통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즉각적이고 완전한 휴전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의 이란 중재 역할을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배경에는 이란 최고 지도부가 확고하게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의 안정성을 담보해줄 보증인이 필요하다는 해석이 있다. 이란 역시 이번 아라그치 외무장관의 베이징 파견으로 중국을 대미 협상 구도에 끌어들이는 모양새를 취했다.

미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 기업들을 연이어 제재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산둥성 소재 칭다오 하이예 석유터미널과 헝리석화 등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중국 상무부는 즉각 자국 기업들에 해당 제재를 인정·집행·준수하지 말 것을 명령하는 ‘금지령’으로 맞받았다.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6일 베이징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중국은 대만 카드, 이란 중재 맞교환 노릴 듯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이란 중재를 지렛대로 삼으면서 대만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 부장은 지난달 30일 루비오 장관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자 미·중 관계의 최대 리스크”라며 미국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대만 문제는 지난해 부산 정상회담에서는 테이블 바깥으로 밀렸던 의제다.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이란 중재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대만 무기 판매 중단 등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루비오 장관은 “대만이나 인도·태평양 어느 지역과 관련해서도 안정을 해치는 사건이 일어나기를 원치 않으며, 이는 미·중 모두에 상호 이익”이라며 선을 그었다.

일부 중화권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미국산 원유·농산물 수입 확대와 희토류 공급 보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살려주고,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란 정권을 퇴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는 거래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AI 안전 대화, 정상 의제 포함 논의중

이번 회담의 또 다른 주목 포인트는 인공지능(AI)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양국이 AI에 관한 공식 대화 채널 신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베선트 재무장관이 AI 대화 트랙을 주도하며, 중국 측에서는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이 협의에 관여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논의 대상으로는 AI 모델의 예기치 못한 작동, 자율 군사 시스템, 비국가 행위자의 오픈소스 악용 등이 거론된다.

지난 2023년 1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AI 대화를 시작한 선례가 있지만, 당시 중국 측이 외교부를 창구로 내세워 기술적 실질 논의가 제한됐다는 평가다. 이번에는 재무부가 미국 측 창구를 맡아 실질적 내용을 담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AI가 두 개의 서로 다른 행정부에 걸쳐 두 번째로 대통령급 의제로 격상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 기술이 어느 한 정부도 혼자 관리할 수 없는 공유 전략 리스크라는 인식이 양국에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 행사에서 “우리가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메타의 중국계 AI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를 국가 안보를 이유로 불허하며 기술 자신감을 드러냈다.

딥시크와 챗GPT. (사진=AFP)
관세 전쟁 ‘휴전 연장’ 확인 정도에서 마무리될 듯

경제 의제도 핵심 테이블에 오른다. 그러나 이란 전쟁으로 준비 기간이 촉박했던 만큼, 관세 전쟁에 근본적 변화가 생기기보다는 현 휴전 기조를 연장·확인하는 수준에서 회담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자 협의 메커니즘 신설 논의는 병행될 전망이다.

한편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지 자체도 아직 확정은 아니다. 중국은 공식 일정을 아직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이란이 지난 4일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는 등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어, 휴전이 흔들리면 회담이 재차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회담의 결과는 하반기 미·중 관계의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AI·이란·대만이라는 세 개의 뇌관이 동시에 작동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정치적 부담을 안고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안정’을 최우선으로 내건 양측이 얼마나 실질적인 합의를 내놓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시장과 외교가의 시선이 베이징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동부 장쑤성 장자강 항구에서 크레인이 선박에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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