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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0.86%(0.54달러) 하락해 배럴당 61.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가격은 8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 3월 15일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월물 브렌트유 역시 전일 대비 0.08%(0.06달러) 내린 72.07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월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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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국은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에 석유 생산을 늘릴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지난 6일 미국 동부시각 자정을 기점으로 시행된 이란산 석유 금수조치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다독여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게 생활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유가 안정은 필수과제였다. 그러나 정작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일본·터키 등 주요 이란산 석유 수입국에 유예기간을 부여하면서 이란산 석유 금수 조치로 인한 공급 충격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몇 년간 이어지는 ‘오일 쇼크’가 다시금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어게인캐피털의 파트너 존 킬두프는 “OPEC 회원국 가운데는 러시아와 사우디가 유가를 15달러 이상 하락시켰다며 (OPEC 다른 회원국들은) 즉시 하루 생산량을 100만배럴씩 줄일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미 선거가 끝난 만큼 OPEC이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사우디도 유가 급락을 고려해 러시아에 원유 생산량을 줄일 것을 요청했다. 다만 생산량 감축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러시아는 사우디의 이같은 요청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석유기업들은 지난해 초부터 올여름까지 사우디와의 협약에 따라 감축을 해왔던 만큼 생산량을 늘리고 싶어한다. 다만 러시아는 오팩 회원국들이 감산을 결정한다면 이를 거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FT는 보도했다. 11일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러시아·사우디 석유장관과의 만남이 내달 열리는 OPEC회의의 사전회의 격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사우디 역시 적극적인 감산을 추진하기에는 난처한 모양새다.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으로 미국과 불편한 상황에 놓여있는데다가 중간선거가 지났다고 미국이 유가 상승을 반기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간선거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유가를 100달러나 150달러 수준으로 올리고 싶지 않았다”며 “최근 두 달간 유가는 큰 폭으로 내렸는데, 이는 모두 내 덕분”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