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권 붕괴 틈 노린 이스라엘…"골란고원은 영원히 우리 것"

정다슬 기자I 2024.12.10 16:30:02

50년만에 이스라엘군, 시리아 비무장지대 진입
"시리아 정권 붕괴에 따른 일시적 조치…1974년 협정 붕괴"
UN·중동국가 "협정 위반"…美 "일시적 조치라고 이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시리아 영토 점령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스라엘이 바샤르 아사드 독재정권이 무너지면서 시리아가 공백상태에 놓인 것을 틈타 빠르게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시리아가 통제해왔던 영토 내 비무장지대를 점령해 골란고원에 대한 영토권 주장을 공고히 하려는 것이다.

AP통신, 가디언, CNN 등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양국 비무장 완충지대로 병력을 진입시켜 시리아 아사드 병력이 떠난 군사거점을 점령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비무장 완충지대에 진입한 것은 1974년 정전협정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다. 또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의 무기창고라고 주장하는 곳을 공습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현지시간) 영상연설에서 이에 대해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1974년 정전협정은 시리아 정부의 붕괴로 “유효하지 않다”며 “우리는 적대세력이 우리 국경에 자리잡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통제하는 것은 “우리의 안보와 주권을 보장한다”며 “골란은 영원히 이스라엘 국가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이스라엘과 국민을 해치려는 사람들의 손에 무기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과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과 인접한데다 고지대에 위치에 인근 지역을 전략적으로 감시할 수 있어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이다. 이 지역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불과 50km 떨어진 곳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1967년 시리아와의 전쟁을 통해 이 지역을 점령하고 1981년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라고 선언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골란고원 서쪽 지역인 약 1200㎢ 영토를 사실상 점령하고 있으며 235㎢의 지역은 비무장 완충지대로 유엔 평화유지군이 주둔 중이다.

중동 국가들과 유엔은 이스라엘의 완충지대 침공이 정전 협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우리는 이스라엘이 시리아 영토에 진입해 완충지대를 장악한 사실을 비난한다”고 말했으며 사우디 아라비아 외무부는 이를 “파괴행위”라고 규정했다. 스테판 두자닉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분리지역에는 어떠한 군사력이나 활동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유엔평화유지군 작전 지역 상황은 비교적 평온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이스라엘의 시리아 비무장지대 점령에 따라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 말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1974년 합의가 완전히 지켜지는 것이고 이스라엘이 그렇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2019년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의 영토라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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