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예금만 했는데…” 오천피 시대에 ‘벼락거지’ 불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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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미 기자I 2026.01.30 12:41:36

주식·금 등 연일 사상 최고가 경신
투자 열기 과열에 ‘포모’ 심리 퍼져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요새는 제가 벼락거지 된 느낌이예요.” 한 맘카페에 올라온 A씨의 하소연이다.

최근 코스피가 5200을 돌파하고 금과 은 등의 원자재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를 시도하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X(엑스구 트위터)
2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X(엑스·구 트위터), 직장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주변에 다들 주식한다고 난리인데 멘탈 관리 어떻게 하시냐”, “열심히 예금만 했는데 뒤처진 것 같다”, “다 돈 버는 상승장에 주식 안 하면 바보 소리 듣더라”, “혼자 멈춰있는 느낌”, “자꾸 남들이랑 비교하게 되고 박탈감만 느끼게 된다”, “코스피가 날 벼락거지로 만들었다”, “부동산 불장 때도 빚내서 집 안 사면 X신 취급하더니”,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주변은 다 부자가 돼 있다” 등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는 주식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찾아온 포모(FOMO·소외 공포감)현상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하자 탄생한 단어 ‘벼락 거지’까지 재등장했다. ‘벼락거지’는 ‘벼락부자’의 반대 개념으로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등했을 때 투자를 하지 않은 본인은 소득과 저축만으로 상대적으로 가난해졌다고 느끼는 표현이다.

실제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94.27포인트(1.81%) 오른 5315.52포인트까지 찍었고,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76% 오른 1153.43에 출발했다.

국제 금값은 29일 온스당 5500달러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고, 은 선물 가격은 지난 26일 온스당 107.65달러를 기록했다. 은의 경우 불과 한 달 전 68달러 선에 거래되다 57% 폭등한 셈이다. 구리 또한 지난 29일 사상 처음으로 톤당 1만4500달러(약 2000만원)를 넘어섰다.

코스피가 장중 5300선을 돌파한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장초반 시황이 나타나고 있다.(사진=뉴스1)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뒤늦게 주식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이하 신용잔고)도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말 27조원이던 잔고는 지난 20일 29조원을 돌파한 뒤 29조821억원으로 또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뭐라도 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다’는 마음에 투자에 뛰어들 경우, 불안감과 조급함에 손실을 보게 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 또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넘었다고 해서 모두가 수익을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염정 인벡스자산운용 이사는 지난 23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실제로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모두 합치면 월 초 대비해 1월 한 달 동안만 상승 종목 수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다”며 “안 좋을 때는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의 3분의 1정도 되는, 정말 위에 집중되어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를 시작하지 않은 누리꾼들도 “고점에 물리느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수익 인증한 사람들은 절대 손실을 인증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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