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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쇼핑 하느라…코로나 예방교육, '교내방송'으로 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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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일 기자I 2020.02.10 15:56:26

마스크·세정제까지 직접 사라니…눈코 뜰새 없는 보건교사들
학교 감염병 관리조직 작동 안돼 보건교사에 업무 집중
가정통신문 작성에 물품 구입까지...예방교육할 시간 못내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지역 일선 학교는 대응 매뉴얼과 달리 보건교사에게 대부분의 감염병 업무를 떠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보건교사가 예방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인천지역 초·중·고등학교는 교육부 감염병 매뉴얼을 토대로 감염병 관리계획을 작성해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각 학교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감염병 관리조직을 가동하면서 업무분장 매뉴얼과 달리 대부분의 감염병 업무를 보건교사에게 맡기고 있다.

3일 개학한 부산 양정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어린이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말 개학한 인천 A초등학교는 신종 코로나 대응을 보건교사 B씨 중심으로 하고 있다. A학교 감염병 관리조직상 교장·교감 산하에 발생감시팀, 예방관리팀, 학사관리팀, 행정지원팀이 있지만 각 팀 역할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보건교사 B씨는 개학날 방송으로 감염병 예방교육을 20분만 하고 나머지 시간을 각종 행정업무에 쏟았다. 신종 코로나 자료 수집, 교사용 예방교육 자료 작성·배포, 감염병 예방 가정통신문 작성·배포, 감염병 관리조직 회의 결과보고서 작성, 의심환자 파악 등이 B씨의 업무이다. 여기에 중국을 다녀온 학생의 등교중지 상황까지 관리한다.

쉬는 시간에는 보건실에 한꺼번에 몰린 학생들로부터 “신종 코로나에 걸린 것 같다”는 우려를 듣고 진단·상담 활동을 한다. 지난 4일 오전 8시께에는 인천교육청으로부터 방역물품 비축현황을 조사해 오전 11시까지 보고하라는 공문을 받고 긴급히 마스크, 손소독제, 체온계 등의 물품 개수를 세느라 다른 일을 못했다. 조사가 끝나니 이번에는 학생 1명당 3000원에 한해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오는 28일까지 추가 구매하고 정산보고를 하라는 교육청 지시가 전달됐다. B씨는 온갖 행정업무에 방역물품 구입까지 하면서 학생 예방교육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하소연했다.

장우삼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이 5일 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B씨는 “교육청이 학생 1명당 3000원을 지원해주고 물품 구입을 지시할 것이라면 급하게 방역물품을 셀 필요가 없었다”며 “교육청의 탁상행정 때문에 보건교사들이 교육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교사가 학생 안전에 집중해도 모자랄 상황에 교육청 지시로 마스크, 손소독제 구입을 위해 많은 시간을 인터넷 쇼핑에 허비하고 있다”며 “매뉴얼 상 예산집행·행정지원은 행정실 직원들로 구성된 행정지원팀 업무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근 C중학교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학교 보건교사 D씨는 지난 6일 학생 1명당 3000원을 지원한다는 교육청 공문을 받고 매일 학교 보건실에서 인터넷 쇼핑을 하고 있다. D씨는 “요즘 마스크, 손소독제는 품귀현상이 있어 어디에 가도 구입하기 어렵다”며 “인터넷으로 방역물품 구입처를 알아보느라 다른 일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청이 방역물품을 대량 구매해 학교에 제공해주면 쉬울텐데 학교에 돈만 내려주고 알아서 구입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C중학교도 감염병 관리조직이 있지만 감염병 행정업무가 D씨 1명에게 몰리고 있다. D씨는 “학교가 하라고 하니 감염병 업무를 맡고 있지만 아이들 예방교육은 한 차례도 할 수 없었다”며 “아이들이 불안해하는데 도움이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밝혔다.

인천의 전체 512개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200여곳은 지난주 문을 열었고 이번 주는 100곳 안팎이 수업을 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보건교사에게 감염병 업무가 몰리는 문제는 개선하도록 새로 지침을 안내할 예정”이라며 “학교별로 방역물품 소량 구입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개학에 앞서 방역물품을 비축하도록 학생 1명당 3000원씩 예산을 지원했다”며 “물품 구입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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