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60% 낼 바에 한국 떠납니다" 부자들 '탈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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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I 2026.02.03 12:00:00

대한상의, 중장기 상속세수 전망 분석
한국 떠나는 자산가, 1년새 2배 급증
"연부연납 확대해 세금 부담 줄여야"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부담 탓에 한국을 떠난 자산가들이 1년새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자산가 순유출 규모만 영국, 중국, 인도에 이어 전 세계 4위다. 자산가들의 탈(脫)한국 러시는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경제 성장세를 저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속세 연부연납(세액을 장기간에 걸쳐 나눠 납부) 기간 연장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이미지(출처=챗GPT)


탈한국 자산가들, 1년새 2배 급증

대한상공회의소가 3일 내놓은 상속세수 전망 분석 연구를 보면, 현행 상속세 제도를 유지할 경우 상속세수는 지난 2024년 9조6400억원에서 오는 2072년 35조78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와 정부 세수추계 변수 등을 활용해 장기 상속세수를 분석한 결과다.

그 결과 상속세수는 2024년 9조6400억원에서 2030년 11조9600억원, 2040년 21조3000억원, 2062년 38조3500억원 등으로 가파르게 늘어난 뒤 2072년 35조7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급증세는 상속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70세 이상 사망자 수가 지난해 26만4000명에서 2072년 68만7000명으로 2.6배 증가하기 때문이다.

(출처=대한상의)


이로 인해 한국은 전 세계에서 부유층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연간 한국 고액자산가 순유출 잠정치는 2024년 1200명에서 지난해 2400명으로 급증했다. 영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50~60%에 달하는 상속세가 자본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했다.

실제 상속세는 지난 수십년간 제도 변화 없이 세 부담 규모만 커져 왔다. 상속세 과세 인원은 2002년 1661명에서 2024년 2만1193명으로 약 13배 증가했다. 총세수 대비 상속세수 비율은 같은 기간 0.29%에서 2.14%로 늘었다. 그 사이 상속세는 과거 초부유층 세금에서 점차 중산층까지 체감하는 세금으로 바뀌었다.

자산가들의 탈한국 기조는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고 자본 축적을 저해하면서다. 대한상의가 1970년~2024년 우리나라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세수 비율이 높을수록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상속세 연부연납 더 확대해야”

이에 대한상의는 현행 연부연납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0년인 상속세 일반재산 연부연납 기간을 20년으로 늘리거나 최소 5년 거치 기간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상속세 납부세액이 총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적용되는 연부연납 제도는 현재 가업상속 중소·중견기업에만 최대 20년 분납 또는 10년 거치 후 10년 분납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반면 개인과 대기업은 거치 기간 없이 10년 분납만 허용한다.

(출처=대한상의)


상속세 실질부담률은 분납 기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재산에 적용되는 10년 분납의 실질부담률은 일시납부 대비 70% 수준이다. 다만 20년 분납은 51.4%로, 10년 거치 후 10년 분납은 32.3%로 각각 낮아진다. 기간별 부담률이 최대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연부연납 기간을 확대하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해 GDP 증가폭이 상속세수 감소분을 크게 상회하는 등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게 대한상의 측의 진단이다.

대한상의는 이외에 비상장주식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상속세 물납을 상장주식에도 허용해 현금흐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상속 주식 평가시 상속기준일 전후 각 2개월간 시세 평균액 대신 전후 2~3년간의 장기 평균액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 투자 위축, 주가 상승 부담, 경영권 매각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며 “납부 방식 개선만으로 실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만큼 납부 방식의 유연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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