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아무도 몰라"…美대선 4대 변수는?

김상윤 기자I 2024.11.04 17:29:29

'샤이 트럼프' vs '히든 해리스'냐...결과는
트럼프 "백악관 나오지 말았어야"…부정선거 또 주장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동률’…아무도 모른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내가 백악관을 떠난 날 우리는 최고의 국경을 갖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나는 (백악관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를 이틀 앞둔 3일(현지시간) 부정선거 주장을 거듭하고 이번 선거 역시도 사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는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리티즈 유세에서 “방금 몇몇 주가 (개표에) 12일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대체 선거를 어떻게 치르는 것인가. 빌어먹을 기계와 종이 투표용지에 모든 돈을 썼는데 개표에 몇 주가 걸린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리티즈에서 연설 중에 지지층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대선 불복 또?…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동률’

역대급 초접전 양상을 이어가는 이번 대선은 승패를 좌우할 변수가 크게 △펜실베이니아 △여성 △샤이 트럼프 △대선불복 등 네 가지다. 이 중 4년 전 악몽이었던 대선 불복이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달리 이번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 대선 결과가 늦게 나올수록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나아가 지지층들의 난동까지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자칫 대선이 끝나도 카오스(Chaos·대혼란)가 나타날 수 있다.

선거인단 19명이 배정된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학과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48%, 48%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실버불레틴(0.3%포인트), 538(0.1%포인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0.4%포인트)는 트럼프가 오차범위 내 근소 우위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해리스 부통령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판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결과를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 후보 모두 선거유세 마지막 날 펜실베이니아로 달려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3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매콘의 아트리움 헬스 원형극장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한 지지자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있다. (사진=AFP)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아무도 몰라”…결집하는 ‘히든 해리스’

백인 여성층을 중심으로 한 ‘히든 해리스’(Hidden Harris·숨겨진 해리스 지지자), 젊은 흑인 남성층을 중심으로 한 ‘샤이 트럼프’(Shy Trump·숨겨진 트럼프 지지자) 표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경합주를 중심으로 여자 화장실과 미용실 등에서 손글씨로 쓴 해리스 부통령 지지 쪽지가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쪽지에는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해리스 찍어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는 메시지가 주로 담겨 있다. 여성이 여성에게 속삭이는 것처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호소하는 ‘히든 해리스’의 지지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여성, 그중에서도 공화당·보수 성향이 강한 백인 여성 유권자들의 선택이 대선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배경엔 낙태권이 있다. 트럼프 1기 때 임명된 보수 성향 연방대법원이 2022년 연방차원의 낙태권 보장을 폐기하면서 여성들은 반(反) 트럼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우세로 흘러가던 판세가 최근 해리스 부통령쪽으로 조금씩 돌아서고 있는 것도 백인 여성 유권자들이 막바지 결집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이스트랜싱 소재 미시간주립대학에서 낙태제한 등에 맞서 싸우는 것은 젊은 층에 매우 현실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여러분에게 살아 있는 경험이다. 나는 여러분의 힘이 느껴져 나 또한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구호를 재차 반복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시간 이스트랜싱 소재 미시간주립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보정했지만…여전히 불확실한 ‘샤이 트럼프’

2016년 예측 대실패 이후 여론조사업체들이 상당수 보정을 하긴 했지만, ‘샤이 트럼프’도 이번 역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들은 숨겨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을 찾기 위해 과거 투표 경력을 묻고, 이를 토대로 답변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기권했거나, 제3의 후보를 지지한 이들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최근엔 20대 흑인과 히스패닉계 이민자 2세들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과거와 달리 줄어들고 있다는 설문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이 ‘샤이 트럼프’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美대선, 트럼프vs해리스

- 美 사전투표 7800만명 돌파…이번 대선도 우편투표가 '뜨거운 감자' - 美대선 본투표 D-1…4대 변수에 달렸다 - ‘매직넘버 270명’ 확보하라…美대선 주별 선거인단 수 보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