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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장군님!"하면서 자폭…우크라군 "북한군 무섭다"

정다슬 기자I 2025.04.09 15:36:50

"북한군 빠른 속도로 현대전에 적응"
"개고기 먹는 놈" 러시아군 북한군 인종차별도
북한군 전시경험 북한으로 전달 정황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정은 장군님!”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포위된 북한 병사 한 명이 외친 말이다. 곧이어 그는 수류탄을 품고 자폭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관계자는 “그는 붙잡히느니 죽음을 택했다”고 전했다.

북한군이 수개월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에 직접 참전하며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 12월부터 약 1만2000명의 병력을 쿠르스크 전선에 파병했으며, 올해 들어 추가로 3000여 명을 더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초기엔 참호를 파거나 병참 업무를 맡았지만, 러시아군의 피해가 커지면서 전방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전투 방식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대규모 병력이 장갑차나 포병 지원 없이 밀고 들어와 우크라이나군 드론의 손쉬운 표적이 됐다. 그러나 불과 몇 주 만에 소규모 분산 전술, 드론 회피 전술, 미끼 병사 활용 등 현대전 양상에 맞춰 적응하기 시작했다. 현장에 투입된 한 병사는 “얕잡아봤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들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북한군들은 드론을 그저 쳐보기만 했고 그것이 위협이 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듯 했지만 빠른 시간에 드론을 피하거나 격추하는 기술을 익히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영상과, 휴먼라이츠재단의 코리아 데스크가 분석한 문서에 따르면, 북한군은 한 명이 미끼 역할을 하고, 나머지 병사들이 드론을 향해 사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병사들과 전문가들은 북한군과 러시아군과의 통합수준도 높아지고 그들이 높은 체력과 인내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드론의 발달로 인해 보병의 생존이 더욱 어려워진 현대전에서 북한군의 ‘포화 속 전진 의지’는 전장에서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을 고립시키기 위해 다리를 폭파했고, 그 틈을 타 북한 보병이 포병의 엄호 아래 전진했다. 그들은 들판과 작은 숲을 통과하며 러시아 보병이 사용하는 전술, 즉 3~5명 단위의 소규모 그룹으로 움직이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우크라이나군 225연대 지휘관 오헤르 쉬리아이예프 대위가 전했다.

또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북한군은 한쪽이 정면에서 적을 견제하는 동안, 다른 병력이 측후방에서 우회 공격을 시도하는 포위 전술, 대규모로 움직이다가 몰살당하지 않도록 소규모 분산 기동을 하는 전술 등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쉬리아이예프 대위는 “북한군은 전진, 또 전진하며 자기 임무를 완수했다”며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듯하다. 러시아군보다 더하다”고 평가했다. .

우크라이나와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북한군은 쿠르스크에 투입된 지 약 3주 만에 전사자 및 부상자가 3000명에 달했다. 현재까지 북한군은 약 5000명의 사상자를 기록했으며, 이 중 1/3은 전사자라고 한 서방 당국자는 밝혔다.

정보당국은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제대로 통합되지 못한 채 차별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감청된 러시아군 무전에는 북한 병력을 향해 인종차별적 표현과 조롱성 발언이 포함돼 있었다. 한 러시아 병사는 북한군을 지칭하며 “아침으로 개고기를 먹는 놈들”이라 말하기도 했다.

북한군의 실전 경험이 북한으로 이전되는 정황도 포착된다. 우크라 특수부대가 노획한 문서에는 “사격 실수 방지를 위한 병사 교육 실시”, “장비 사용 현황” 등 전투 후 자체 보고서까지 포함돼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3월 말, AI 자폭 드론과 조기경보기 등을 시찰하며 무인전력 강화를 주문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군이 모스크바로부터 드론 전술과 기술을 전수받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북한군과 직접 교전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병사 ‘콧(Kot)’은 “그들은 현대전을 맞닥뜨렸고 거기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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