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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본 적 없다…연락두절” 시청역 사고 운전자 찾아간 보험사

이로원 기자I 2024.07.03 18:57:32

보험사 측 “가해 운전자 면회 갔지만 다 거절”
경찰 “호텔 지하 주차장 출구부터 과속 확인”
“사고 당시 부상자 한 명 늘어…사상자 총 16명”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사거리에서 역주행 교통사고로 16명의 사상자를 낸 운전자 차 모(68)씨가 이날 자동차보험 회사 측 관계자의 방문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고 당일 가해 승용차를 몰았던 차 씨는 현재 갈비뼈 골절상을 입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3일 차 씨의 자동차보험회사 측 관계자가 사고 조사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지만, 차 씨가 면회를 거절해 발길을 돌렸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보험회사 측 관계자는 “보험 처리하려면 사고 내용을 일단 알아야 하는데 연락도 안 되고 사고 내용을 아무것도 전달받은 게 없어서 병원에 직접 온 것”이라며 “면회도 다 거절당하고 (차 씨)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3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9시26분께 차 씨가 몰던 제네시스 차량은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오던 중 출구부터 가속이 붙었다.

가속 상태로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던 차량은 횡단보도로 돌진해 안전펜스를 뚫고,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잇달아 들이받은 뒤 BMW, 소나타 차량을 차례로 추돌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약간의 턱이 있는 주차장 출구에서부터 과속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최고 속도는 아직 수사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 차량에 동승했던 차 씨의 배우자 60대 A씨는 전날 참고인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사고 직후에도 주변인들에게 차량 급발진으로 사고가 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사고 차량과 블랙박스, 호텔 및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 등 자료 6점을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다. 사고기록장치(EDR)도 데이터 분석 결과를 추출하기 위해 국과수에 보냈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서 2일 물청소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경찰은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차 씨는 경기도 안산 소재 모 버스운수업체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재직 중 사고 경력이 없던 베테랑 기사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쉬는 날이었으며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열린 처남 칠순잔치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던 중 이같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차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아내 A씨와 함께 제네시스 G80을 타고 서울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나와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18길을 200여m 역주행하다가 가드레일과 행인을 들이받은 뒤 차량 2대를 추돌했다. 해당 차량은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 교통섬에서 멈춰 섰다.

인명피해 규모도 늘어났다. 경찰은 이날 사고 당시 부상자가 한 명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로 숨진 시청 직원과 함께 식사한 동료로, 경상을 입었으나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보행자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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