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데 어떡하냐” 10대 성폭행한 교장 망언…열도 발칵

이로원 기자I 2024.12.20 18:26:13

여중생 성폭행한 日 교장
캠코더엔 다른 학생 나체 영상도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해 징역 9년형을 선고받은 일본의 한 중학교 교장이 “좋아해서 욕망을 억제할 수 없었다”는 망언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일본의 한 중학교 교장이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도쿄 네리마구립 미하라다이 중학교 교장 기타무라 히사요시의 모습. 사진=뉴시스
20일 NHK와 아사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도쿄지방법원은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도쿄도 네리마구의 한 중학교 교장 기타무라 히사요시(57)에게 징역 9년형을 선고했다.

기타무라는 학년 부장을 맡고 있던 2010년 6월 당시 14세 여학생을 성폭행해 상해를 입히고, 이 모습을 불법촬영해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앞서 다른 여학생의 나체 영상이 담긴 비디오 등 여러 외설스러운 영상을 교장실에 보관해왔던 것이 들켜 아동 성매매 및 음란물 금지법 위반(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그가 소지했던 외설 동영상 중에 성폭행 당시를 촬영한 비디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타무라는 지난달 공판에서 “(피해자와) 사귀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으나, 이번 재판에서 재판부는 “영상에 여학생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 등이 기록돼 여학생이 받아들였다는 진술이 거짓이라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재판에서도 기타무라는 “여학생을 좋아해서 욕망을 억제할 수 없었다”면서 “그 학생이 거부할 수 있었는데 나를 받아들였다”며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피해 학생은 10여년 전 당시 동아리 활동 고문이었던 전 교장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며 “모두에게 알려지면 학교에 못 다니게 한다고 해 불안해서 알릴 수 없었다. 이후에도 피해 사실을 잊지 못하고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재판부는 “압도적인 위계질서를 배경으로 중독성이 강하고 악성이 강한 마사지 등 거짓 해명을 내뱉으며 자신의 행동을 확대했다”며 “학생을 보호해야 할 학교에서 이뤄진 행위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자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중학교 시절을 보냈고, 정신적 피해는 엄청났다”며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이 10년을 구형했지만 그보다 1년이 줄었다.

한편 도쿄 네리마구에서는 3년 연속 아동 및 학생에 대한 성폭력 사건이 적발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구 교육위원회가 외부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성폭력 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10월에 권고안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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