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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1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 앞 제 1446차 수요집회에서 지난달 26일 이용수 할머니와 만나 나눴던 대화의 요지를 전달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수요집회에 힘을 싣고 싶다는 바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약속된 만남이 어긋났지만 늦게나마 이용수 인권운동가를 뵙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입을 뗐다.
이 이사장은 “이 할머니와 세 가지 공통 과제를 확인했다”며 “위안부 역사교육관 건립(가칭)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한일 청년·청소년 교류를 확장해 미래지향적 연대의 씨를 뿌리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이용수 인권운동가는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는 지역 단체들과 함께 더 가열차게 수요시위를 하자면서 진행되고 있던 지역별 수요시위에 나와 함께 참석해 힘을 싣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이사장은 현재 정의연이 처한 위기 등으로 인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이용수님과 정의연 사이를 파고들며 오해와 갈등을 조장하고, 상처를 헤집고 다시 틈을 벌리려는 자들이 있다”며 “부끄러움 없이 욱일기를 흔들며 갖은 욕설로 정의연 해체, 소녀상 철거를 외치고 ‘위안부’ 역사를 부인하며 일본 극우와 공명해 피해자를 비난하는 자들이 여전히 우리 옆에 있다는 사실이 슬프고 아프다”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의연히 다시 손잡고 반석 위로 운동을 세우겠다”며 “구체적인 실현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많은 분의 힘이 필요하겠지만 함께 손잡고 잘 헤쳐나가고자 한다”고 호소했다.
◇또다시 자리 빼앗긴 수요집회…정의연 “장소 논의 중”
이용수 할머니의 첫 기자회견 이후 수요집회는 8번 진행됐다.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후 수요집회엔 매주 많은 참가자가 모여 지지 목소리를 냈다.
1일 수요집회에도 약 120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하지만 28년간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렸던 수요집회는 지난달 24일부터 위기를 맞았다. 자유연대 등 친일성향 보수단체가 평화의 소녀상 좌측과 우측에 1순위로 집회신고를 냈기 때문이다. 수요집회는 지난달 24일부터 평화의 소녀상 우측 연합뉴스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반일동상 진실규명 공대위가 오는 29일부터 연합뉴스 앞 자리마저 선점했기 때문에 수요집회가 열릴 장소는 불투명해졌다.
정의연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계속 밀려날 수는 없지 않겠나”라며 “장소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시법에 따라 장소 분할 등 다양한 방법을 권유해 마찰을 방지하면서 평화롭게 집회가 열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