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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일가족 강도살인…범인 4명 16세 고교생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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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5.18 10:50:28

대낮에 복면 쓰고 민가 침입, 흉기로 일가족 찔러
1명 사망·2명 중상…서로 얼굴 모르는 16세 고교생들
SNS ‘어둠의 알바’로 모집·지령 받아 범행
미성년자 동원한 신종 범죄…소년법 폐지론 재점화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도쿄 인근 도치기현 한 민가에 대낮에 16세 고교생들이 들이닥쳐 69세 여성을 흉기로 20여 차례 찔러 살해한 강도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모집된 ‘어둠의 알바생’들로 서로 만난 적도 없는 사이로 밝혀져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진=AFP)
서로 얼굴도 모르는 16세 고교생 4명…대낮 잔혹 범죄

18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9시 25분께 도치기현 가미노카와마치 가미코누시의 회사 임원 자택에서 복면 차림의 괴한 5명이 안주인인 도미야마 에이코(69)의 흉부 등을 20여차례 찔러 출혈성 쇼크로 숨지게 했다. 함께 있던 성인 아들 두 명도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괴한들은 담을 넘어 침입해 금품을 물색하던 도중이었으며, 범행 후 한 명은 현장 인근에서 신분증이나 휴대전화 없이 검거됐다. 나머지는 흰색 고급 외제 세단을 타고 달아났다.

이후 도치기현 경찰은 지난 16일까지 나머지 4명을 모두 검거했으며, 모두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가와사키에 거주하는 16세 고교생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같은 학년 동급생이지만 사건 당일 처음 만난 사이로 확인됐다. 가장 처음 현장에서 검거된 소년은 “같은 학년 사람이 권유해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전날에는 지시를 내리는 역할을 맡았던 가나가와현 거주 28세 남성이 하네다공항 국제선 터미널에서 출국을 시도하다 체포됐다. 이에 경찰은 메신저 앱으로 지시를 내리는 익명·유동형 범죄그룹, 이른바 ‘도쿠류’(匿流)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SNS ‘어둠 알바’ 통해 범행…미성년자 동원 신종 범죄

일본을 더 놀라게 한 건 미성년자들이 범죄에 동원되는 구조 자체다. 일본 매체 코키(coki)에 따르면, 일본 법무성이 지난해 소년원 수용자 1769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가 ‘어둠 알바’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약 40%는 “후회하지 않는다”, 20% 가까이는 “범죄인 줄 몰랐다”고 밝혔다.

경찰청 통계에서도 지난해 도쿠류 관련 강도·사기 범죄로 검거된 소년이 1322명에 달해 사상 최다 수준을 기록했으며, 강도 검거자의 40%가 미성년이었다. SNS와 메신저로 ‘고액·단순 알바’를 미끼로 소년을 끌어들여 일회용으로 소모하는 수법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은 들끓고 있다. 현행 일본 소년법상 16세 이상은 검찰 송치(역송)가 가능하지만 사형은 불가능하고, 무기 구금형이 사실상 상한이다. 실명·얼굴 공개도 제한된다. 피해자 정보만 공개되고 가해 소년은 보호받는 불균형에 비판이 쏟아진다.

흉악범죄 자동 역송 확대, 16세 미만에 대한 엄벌, 사진 공개 의무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SNS와 여론조사에서 다수를 차지했다. 2022년 18·19세를 ‘특정소년’으로 따로 분류해 엄벌화한 개정에 이어, 적용 연령을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다만 일본변호사연합회 등 보호 우선 측은 “갱생 가능성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소년법 폐지론 재점화…美·뉴질랜드·호주도 처벌 강화

청소년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흐름은 일본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거버닝(Governing) 등에 따르면, 2024년 루이지애나주는 2019년 도입했던 ‘청소년 보호 연령 상향’ 법안을 폐지하고 17세를 다시 성인 법정으로 보냈다.

미국에서 마지막까지 청소년 보호 강화 기조를 지켰던 노스캐롤라이나주도 2024년 16·17세 중범죄자를 성인 법정으로 자동 이송하도록 후퇴했다. 네브래스카주는 11세까지 구금시설 수용을 허용했고, 연방 차원에서도 워싱턴 DC의 성인 재판 적용 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낮추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미 50개 주 가운데 43개 주가 청소년 사법 강화 법안을 논의 중이다.

뉴질랜드는 2023년 차량으로 점포를 들이받는 ‘램 레이드’(ram raid) 범죄가 잇따르자 12세부터 형사처벌하고 최대 10년 징역형이 가능한 법안을 발의해 노동당·국민당·ACT당이 모두 1독회에서 찬성했다.

호주 노던준주는 2022년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12세로 올렸지만, 2024년 정권교체 후 다시 10세로 되돌렸다. 갱생과 응보 사이에서 흔들리던 추가 다시 ‘처벌 강화’ 쪽으로 기울고 있는 셈이다.

일본 정치권에서도 “국민의 정의 감정과 갱생 우선 이념의 괴리가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의회 차원의 근본적 소년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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