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첫 선고..'비선진료' 김영재 집행유예

한광범 기자I 2017.05.18 12:29:40

法 "비선진료한 후 거짓말까지 해"
'뇌물 공여' 박채윤 징역 1년.."국정농단에 편승"
'국회 위증' 부인한 정기양 교수, 법정구속

김영재 원장이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정농단 사건 중 처음으로 비선진료 의혹에 대해 법원의 선고가 내려졌다. 혐의를 시인한 김영재(57) 원장이 집행유예를 받는 등 법정에서 혐의 사실 인정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태업)는 18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채윤(48)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와 김 원장 부부에게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대표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통해 자신의 사업에 혜택을 받고자 한 걸로 보인다”며 “국정농단에 주도적으로 편승해 사적 이익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과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에 대해선 “비선 진료인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국회 청문회에서조차 거짓말을 해 진실을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안 전 수석에 대한 뇌물공여는 박 대표가 주도했고 국회 위증도 박 대표의 요청에 따른 점이 정상 참작됐다.

김 원장 부부는 공모해 사업 편의 제공 대가로 안 전 수석 부부에게 6회에 걸쳐 1800만원 상당의 무료 미용 성형 시술과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대표는 이와 별도로 안 전 수석 부부와 김진수 전 보건복지비서관에게 각각 3100만원, 1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원장은 청와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수차례에 걸쳐 보톡스 등 미용시술을 하고 의료 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고 이같은 사실을 국회 청문회에서 부인한 혐의도 있다.

이들 부부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진료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나가자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 아울러 법정에서도 관련 협의 일체를 모두 인정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김상만(55)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에게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부터 진료 내용과 신분을 밝히는 것을 원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허위로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김 원장이 박 전 대통령 진료 내용을 구분해 알아볼 수 있도록 했고 법정에서 처음부터 혐의를 시인하고 반성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비선 진료 관련해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로 기소된 정기양(58) 연세대 교수와 이임순(64) 순천향대 교수는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재판부는 정 교수에 대해 “특검에서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후 법정에 이르러선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범행을 부인했다. 거짓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이 교수에 대해선 “위법성이 중하고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이 교수가 법정에서 혐의를 시인한 점을 고려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김 원장은 의사자격을 박탈당하고 정 교수와 이 교수는 교수직을 잃게 된다.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교수. 그는 18일 법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 최순실 "대통령도 바뀌었으니 의혹 말고 제대로 밝혀달라" - 특검, '의료농단' 김영재 원장 징역 2년6월 구형 - "박 전 대통령 잠옷·주스까지 최순실이 챙겨"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