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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문직 외국인, 숙련기술 비자전환·영주권 고려해야"[ESF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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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기자I 2025.06.13 09:00:00

(20)제임스 리치오 MDRC 수석연구원 인터뷰
"이민 확대, 지역 노동력 부족·인구 감소 대응 수단"
"수백만명 삶에 영향…''직감'' 아닌 정교한 설계해야"
과학적 실험 통해 이민자 지방 정착 유도 정책 검증 예정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현재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보유한 비전문직 외국인 근로자들이 기술을 습득해 숙련기능인력(E-7-4) 비자로 전환하고 궁극적으로는 영주권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제임스 리치오(James Riccio) MDRC 수석 연구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산업군의 노동력 부족 문제 해소는 물론 이민자들이 한국에서 가족을 꾸려 출산 확대와 인구 감소 완화에까지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3대 싱크탱크로 통하는 MDRC의 리치오 수석 연구원은 오는 19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이데일리-정책평가연구원(PERI) 스페셜 심포지엄’ 연사로 나서 ‘과학적으로 설계된 이민정책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제임스 리치오 MDRC 수석연구원(사진=MDRC)
◇“즉각 수단인 대규모 이민 必…설계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는 초저출산에 직면한 만큼 이민 확대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먼저 “출산율 저하는 복합적인 문제라 사회안전망 강화, 가족친화적 고용 환경 조성, 문화적 인식 개선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며 “대부분은 효과가 있는 방안이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대규모 이민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특히 지방의 노동력 부족과 지역 소멸 위기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즉각적인 효과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생겨날 갈등을 사전에 예측하고 완화하는 것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치오 수석 연구원은 “이민 문제는 복잡하고 논쟁이 많은 이슈다. 많은 국가들이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면서 “이민 정책은 단기적인 노동력 충원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이민자의 한국 사회 주류 통합, 영주권·시민권으로의 전환 경로 확대와 같은 장기적 관점에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식이 저임금 노동력 또는 선점해야 할 고급 인력으로 나뉜 측면이 있다는 질문에는 “두 관점은 반드시 충돌하지 않는다”며 “한국은 비전문직 외국인 노동자뿐 아니라 고급 기술 인력의 유입 모두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이 두 방향 모두에서 이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민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해외 사례에 대해서는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와 뉴욕주의 로체스터가 이민자 환영센터 설치, 취업 지원, 기술 훈련, 주거, 사회적 관계망 형성, 여가 활동 지원 등을 통해 이민자의 지역사회 통합을 도모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이 실제로 해당 도시들의 인구 감소를 어느 정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추측에 기반한 개혁 NO…정책 실효성 검증해야”

리치오 수석 연구원은 이민을 수용하기 위한 정책 설계가 과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그는 “인구 및 이민 정책은 이민자뿐만 아니라 비이민자를 포함한 수백만 명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가 경제의 역동성과 주민의 사회·경제적 복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단순한 추측이나 직감에 근거해 중대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혁신적인 정책 개혁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에 앞서 옹호자와 회의론자 모두를 설득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평가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원 낭비를 피하고 효과가 검증된 방안에 정부의 정책과 예산을 집중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고 피력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론을 활용할 수 있을까. 리치오 수석 연구원은 무작위대조실험(RCT)을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정책을 임의로 적용하는 실험집단과 그렇지 않은 대조집단으로 구분해서 이들의 행태변화를 관찰, 정책 효과를 사전에 분석하는 실험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지방의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자가 해당 지역으로 이주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과 검증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RCT를 통해 검증해볼 수 있는 유망 분야는 고용허가제(EPS) 개편, 이주민의 지방 이주 및 정착 지원 방안, E-9 비자 보유자의 숙련이민전환(E-7) 지원 정책, 신규 이민자의 사회 통합을 위한 사회 서비스, 자녀 양육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재정 인센티브,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유도 정책 등”이라며 “정책 혁신의 실효성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리치오 MDRC 수석 연구원은…

프린스턴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MDRC에서 사회 정책 연구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비영리 주택 개발 기관인 커뮤니티 빌더스를 포함해 노숙자 종식을 위한 국가 연합의 연구 위원회, 영국 노동연금부의 연구법 자문 등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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