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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원장은 “이전에는 의사가 되었으면 당연히 군인 장교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저희 부대만 해도 의사 선생님들이 이병으로 들어온다”며 “지금은 병사들의 근무 시간이나 휴식에 대한 보장들이 장교보다 많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군의관으로 오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들에게 의사 업무를 시키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의사 고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해도 ‘단순 업무나 하겠다’며 싫어한다”고 했다.
이어 “전문의를 군 의료 시스템으로 잡아올 수 있는 나라는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 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병원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선진국에서 활용하는 ‘예비역 제도’를 언급했다. 그는 “미국 같은 경우 저를 가르친 교수님은 4번이나 파병됐다”며 “전역해도 국가의 부름이 있다면 콜업돼 현장에 배치된다. 이런 예비역 제도가 잘 마련되지 않으면 아주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군 의료 고도화를 위해 민간 의료와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 의료’라고 하면 다른 것 같지만, 일반인이나 군인 치료하는 프로토콜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민간의 잘하는 부분들을 활용하면서 점점 경계를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장은 ‘청년 국군 장병을 위해 해줄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젊은 세대들에게 감히 무슨 얘기를 드린다기보다는, 제가 많이 배운다”며 “젊은 친구들이 몇 달만 있어도 확 성장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저는 군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병원장은 지난 14일 충북 괴산에서 군의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 당시 대형병원의 전공의 착취 문제, 의정갈등 문제 등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열약한 국내 필수의료 현실을 지적한 발언이지만 과한 발언 수위에 불편하다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이 병원장은 결국 국방부 담당자에게 연락해 “군의관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지만 결과적으로 죄송하다”는 취지로 사과했다.
국방부는 이 원장의 사과를 수용해 이번 사안을 불문에 부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