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연합뉴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주택업자와 공무원 등의 잇단 거짓말에 수사력을 낭비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사법처리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붕괴사고(17일) 이틀 만에 한 조립식 주택업자는 “체육관 붕괴 전 리조트 측에 하자보수 견적서를 냈다”는 말을 꺼냈다.
경찰은 일부 언론에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사실 여부를 밝히기 위해 이 주택업자는 물론 관련자 4~5명을 불러 2차 조사까지 펼쳤다.
주택업자의 통화내역, 이동경로, 리조트 폐쇄회로(CC)TV 등을 조사하는데 수사력을 쏟았다.
리조트측이 하자보수를 요청했다면 ‘붕괴 조짐’을 인식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 경찰은 중요한 수사 단서로 본 것이다.
특히 주택업자가 1차 경찰조사에서 견적서를 냈다고 진술하는 바람에 수사 혼선까지 빚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주택업자의 진술이 바뀐 점, 압수수색 분석작업에서 하자보수 내용이 없었던 점, 다른 주택업자들이 체육관에 간 적이 없다고 진술한 점 등을 통해 ‘사실 무근’으로 밝혀냈다.
주택업자는 뒤늦게 2차 경찰조사에서 “술 한잔 마시고 주변 사람들과 농담 삼아 한 이야기”라고 했다.
결국 1주일간의 수사력이 낭비된 것이다.
앞서 경찰은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관광개발계 직원 김경화씨의 거짓말에도 수사력을 뺏겼다.
김씨는 당초 언론 등에 “사고가 난 리조트에 제설작업을 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리조트 측이 이 같은 연락을 받고도 제설작업을 하지 않았을 경우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의 한 항목에 넣을 수 있는 단서로 보고 관련자들과 공문서 등을 조사했다.
그러나 김씨는 통화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중요한 수사를 하는데 어처구니 없는 거짓말들을 하는 바람에 많은 수사 인력과 힘이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