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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넘어져도, 마지막엔 날았다…강준이가 바꾼 한국 스케이트보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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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09.28 10: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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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마지막 기술로 일본 제압
아시안게임 세 번째 도전서 첫 金
LA 향한 기대 키웠지만 훈련시설 부족 현실
연맹, 진천선수촌 경기장 건설 요청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희망’ 강준이(17·서울영등포고)가 스케이트보드 강국 일본의 안방에서 한국 스케이트보드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적인 아마추어 대회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뒤 정상급 선수들이 겨루는 무대까지 잇따라 제패하며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메달 기대를 높였다.

강준이는 지난 27일 일본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 B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선에서 합계 180.85점으로 우승했다. 2024·2025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사사키 토아와 오노데라 긴우 등 일본의 강자들을 모두 제쳤다.

일본의 강자들을 제치고 아시안게임 사상 첫 스케이트보드 금메달을 목에 건 17세 소년 강준이(가운데). 사진=대한롤러스포츠연맹
일본의 강자들을 제치고 아시안게임 사상 첫 스케이트보드 금메달을 목에 건 17세 소년 강준이(가운데). 사진=대한롤러스포츠연맹
한국 스케이트보드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강준이. 사진=레드불
한국 스케이트보드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강준이. 사진=레드불
한국 스케이트보드가 아시안게임 세 번째 도전 만에 거둔 첫 금메달이다. 스케이트보드가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은주원이 남자 스트리트 동메달을 따냈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에서는 조현주의 여자 파크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우승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한 일본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롤러스포츠연맹에 따르면 월드스케이트 올림픽 랭킹 상위 20명 가운데 일본 선수가 7명이고, 1~3위도 일본 선수들이다. 세계랭킹 7위 강준이는 개최국 선수들의 강세 속에서도 고난도 기술과 위기 대처 능력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승부는 마지막 시도에서 갈렸다. 스트리트는 계단과 난간 등 거리 시설물을 본뜬 경기장에서 기술을 겨루는 종목이다. 이번 대회는 여러 기술을 연결하는 ‘런’과 개별 기술을 선보이는 ‘베스트 트릭’을 각각 세 차례 실시해 부문별 최고 점수를 합산했다.

강준이는 런에서 88.45점으로 선두에 올랐지만 베스트 트릭에서 두 차례 연속 실패했다. 일본 선수들에게 역전을 허용한 상황에서 마지막 기술을 성공시켜 92.40점을 받았다. 뒤이어 나선 일본 선수들이 모두 마지막 시도에 실패하면서 금메달을 확정했다. 첫 아시안게임에서 벼랑 끝 승부를 이겨낸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보드 신동’으로 주목받은 강준이는 해외 대회를 거치며 경쟁력을 키웠다. 2024년 11월 미국의 세계적인 아마추어 대회 ‘탬파암’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2025년에는 레드불 선수로 합류해 세계무대에서 경쟁 경험을 쌓았다.

올해는 성장 속도가 더 빨라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스트리트 리그 스케이트보딩 대회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열린 ‘2026 문페이 X게임 리그’에서는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보태며 2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향한 기대를 키웠다.

강준이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고 다양한 대회를 경험하면서 더 큰 목표를 갖게 됐다”며 “이번 금메달은 하나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강준이가 세계적인 선수로 더욱 발돋움하기 위해선 여건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국내 훈련 환경은 선수들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연맹에 따르면 스트리트와 파크 모두 국제대회를 충분히 대비할 수준의 경기장이 부족하다. 대표팀이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등 주요 대회를 앞두고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는 이유다.

특히 움푹 파인 그릇 모양의 경기장에서 곡면을 타고 공중 기술을 펼치는 파크는 전용 시설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국내에는 안동에 공인 파크 경기장이 있지만 높이와 규모가 국제대회를 대비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 연맹의 설명이다. 거리의 계단이나 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스트리트보다 훈련 장소를 대체하기도 어렵다.

연맹은 지난해부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스케이트보드 경기장을 지어달라고 대한체육회에 요청해왔다. 김경석 대한롤러스포츠연맹 회장은 이번 대회 현장을 찾은 김택수 진천선수촌장과 파크 경기장을 둘러보며 시설 건설 방안을 논의했다.

김 회장은 “한국 스케이트보드가 세 차례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했다”면서 “일본·중국과 경쟁을 이어가려면 훈련시설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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