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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피'까지 13년 걸렸다"…험난한 '오천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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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다연 기자I 2025.07.22 08:01:43

“코스피, 레벨업 전 상당기간 정체 반복…3000선에서 한참 정체 전망”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 빠르게 올라 3200선에 안착했지만 한동안 이 수준에서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22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지수가 어느새 3200선에 안착했다. 외국인 패시브 수급이 지수 레벨을 들어올리고 나면 개인 매수세가 뒤이어 유입되며 지수를 받쳤다”며 “삼성전자가 지수를 조금 더 올릴 여지가 있을지 정도를 다툴 수는 있으나, 지수 변동성은 낮아졌고 금융, 지주, 소프트웨어 등 정책주의 상승 모멘텀도 줄어들어 주식시장은 이 즈음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연구원은 “빠른 시간 내 지수가 4000을 넘어서기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으나, 증시가 오버슈팅했다가 다시 내려오는 모양새라면 꼭 좋은 것도 아니다”며 “당장의 상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러가지 제도 개선에 따라 지수의 체질이 바뀌면서 1980년대 이후의 미국 증시처럼 우상향하게 되는지 여부”라고 짚었다. 이어 “현 수준에서 연 9%씩 꾸준히 상승한다면 정권을 마무리하는 시점인 5년 뒤에는 5000선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문제는 지금까지 코스피 지수가 우상향을 하지 않았다는데 있다”며 “1980년을 기준 시점으로 시작된 코스피 지수는 45년의 역사 동안 한단계 레벨업 이후 장기간 정체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번 오르면 10여년을 쉬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1980년대 후반 일본의 버블경제와 3저호황을 바탕으로 증시는 1989년 1000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이 연구원은 “당시는 금융, 건설과 같은 내수주가 강세였다. 이후 증시는 1000포인트 이하에서 16년간 정체됐고 당시 신흥국이었던 한국의 특성을 반영하며 증시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고 했다.

이후 코스피 지수는 200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다시 레벨업했다. 이 연구원은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구조조정을 마친 국내 기업은, 중국의 무역 급성장과 한미 FTA를 등에 업고 코스피 2000포인트를 달성했다”며 “조선, 철강, 화학 등이 주도 업종이었다”고 했다.

이어 “금융위기와 회복 과정을 거치며 지수는 2000포인트에 안착했지만 3000을 보는데는 다시 1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저성장 디플레이션의 13년을 지나 코로나 시기 과잉 유동성이 지수 3000을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 들어 강력한 신정부 정책에 지수는 드디어 3000포인트에 안착하고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5000포인트 달성을 위해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정상화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이 개선되고 그 능력이 지수 EPS에 이어지는 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5000을 언급하는 글로벌 IB들은 입을 모아 증시 선진화정책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시나리오라 말하지만 높은 시장 기대와는 달리 세제 개편이 쉬운 일은 아니다”며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표방하는 현 정부의 재정적자 부담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사주 의무소각도 기업 경영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정부의 정책목표도 주식시장 상승만은 아닐 것이다. 단기간 내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데, 그보다는 애초에 주식시장의 기대가 너무 크지 않았는가 생각된다”며 “상법 개정은 단숨에 통과가 가능하지만 그 다음 일들은 쉽지 않은 법”이라고 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은 고점인데도 일단 주식을 사겠다는 자금이 개인투자자든 외국인이든 들어오고는 있으나, 증시는 당장 8월 초 관세 협상부터 지나야 하고 이익과 수출 둔화도 걱정이다. 미국 증시도 과열인데 장기금리는 좀처럼 하락하지 않아 부담스럽다”며 “과거 패턴대로라면 3000포인트에 안착한 이후 한참동안 증시가 정체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미래의 증시가 꼭 과거의 패턴을 따라가지는 않겠지만, 일단은 과거와 같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 확률 높은 선택”이라며 “실제로 제도가 얼마나 개선되고 증시 체질이 바뀌며 지수가 우상향하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AI에 대한 투자 및 기업이익 제고, 기업지배구조와 세법 개선 등 여러 차원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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