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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청 사고, 급발진 0%에 가깝다”…진짜 원인은?

권혜미 기자I 2024.07.02 11:29:43

염건웅 교수, ‘뉴스쇼’ 인터뷰
“속도 낮춰 정지, 급발진서 희박”

2일 오전 전날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한 차량이 역주행 교통사고를 내 13명의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가해 차량의 급발진 가능성은 낮다는 전문가의 견해가 나왔다.

2일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시청역 사고의 급발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일단 급발진 가능성은 저는 제로(0)%에 가깝다(생각한다)”고 밝혔다.

염 교수는 “일단 현장에서 급발진했다면 급가속이 이루어지고 차량 구조물을 추돌 또는 충돌하지 않는 이상 멈추지 않는다”며 “가해 차량이 속도를 낮춰 정지하는 영상을 봤는데 급발진 상황에서는 희박한 경우”라고 진단했다.

이어 “운전자의 어떤 부주의나 실수, 미숙 쪽으로 조금 일단 원인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은 하지만 (운전자가) 분명히 차량에 대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어 경찰의 조사·수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1일 시청역 인근에서 교통사고를 낸 차량이 인도 위에서 운행을 멈췄다.(사진=연합뉴스TV)
염 교수는 운전자의 실수를 예로 들며 “처음에 역주행으로 진입을 해버렸기 때문에 당황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헷갈려서 이 당황한 상태에서 과속을 더 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급발진 여부 판정과 관련해서는 “최소 일주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최근에 있었던 급발진 사고들은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던 경우가 더 많았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차량 결함 조사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고령자 운전 규제에 대해서는 “일단 65세 운전자는 현재 고령 운전자로 우리나라에서 법령상 규정이 되어 있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문제”라며 “정부도 현재 고령 운전자 등에게 야간·고속도로 운전 금지 등 제한을 거는 ‘조건부 면허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2002년 한국 첫 자동차 정비 명장으로 선정된 박병일 박앤장기술로펌차량기술연구소 대표는 “사고 크기와 상태, 충격의 정도를 보면 급발진의 가능성이 꽤 높다”고 분석했다.

2일 오전 지난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대표는 “급발진해 분당 회전수(RPM)가 급상승하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량이 밀린다”며 “요즘 차량에 쓰이는 전자식 브레이크는 기계식처럼 작동하는 게 아니라 전자적 결함이 발생하면 브레이크가 강하게 듣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다만 김 교수도 “급발진 자체는 계속 생기다가도 어느 순간 정상으로 돌아올 수도 있어서 급발진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편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6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덮치면서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갈비뼈가 골절된 A씨는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겨 입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후 경찰에 체포된 A씨는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다.

시청역 교차로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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