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2배 뛴 도매가, 5000원 시대 가고 1만원 시대 뉴노멀로
작년 수출 폭증에 재고 바닥… 최근 비싸서 수출 끊겨도 가격 요지부동
올해 생산량 소폭 늘지만 역부족… 대체재 없는 식탁 물가 당분간 비상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국민 반찬인 조미김의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소비자들의 밥상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조미김의 원재료인 마른김 도매가격이 2024년 수출 잭팟과 함께 2배 가까이 폭등한 채 내려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 마른 김 가격이 수출증가와 함께 치솟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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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도매가격 추이 분석에 따르면 조미김의 원료가 되는 마른김 가격은 2023년까지만 해도 1속(100장)당 5000~6000원 박스권에서 형성됐지만 2024년 K푸드 열풍과 함께 수직 상승했다. 당시 원물 확보 전쟁이 벌어지며 2024년 12월에는 평년의 2배 수준인 1만 2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한번 튀어 오른 원가는 하방 경직성을 보이며 2026년 1월 현재도 1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 | 마른 김 도매가격 추이 및 전망. (사진=한국해양수산개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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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가 내려오지 않는 건 지난해 역대급 수출로 국내 마른김 재고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KMI에 따르면 지난해 김 수출량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하며 1년 내내 산지 물량을 해외로 실어 날랐다. 1년 내내 이어진 수출 호조로 국내 내수용으로 풀려야 할 재고까지 모두 소진되며 가격 상승의 불씨를 당겼다.
주목할 점은 최근 가격 저항으로 수출세가 한풀 꺾였음에도 내수 가격은 요지부동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김 수출량은 237만 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1%나 급감했다. 수출 단가가 1kg당 29.8달러로 1년 전보다 32.1%나 폭등하자 해외 바이어들도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태국 등으로의 수출은 58.7%나 줄어들며 반 토막 났다. 통상 수출이 막히면 내수로 물량이 풀려 가격이 내려가야 정상이지만 이미 창고가 빈 탓에 도매가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꿎은 소비자 식탁만 얇아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2배나 뛰자 제조사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존 5g 내외였던 식탁용 조미김을 4g으로 줄이는 식이다. 소비자들은 봉지를 뜯어보면 플라스틱 트레이만 크고 정작 김은 몇 장 들어있지도 않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올해 작황은 나쁘지 않다. KMI는 2026년산 김 생산량이 1억 5172만속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하는 요원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료인 마른김 시세가 1만원대 뉴노멀로 굳어진 상황에서 조미김 완제품의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산지의 가격 기대 심리가 워낙 높은 데다 바닥난 재고를 채우기엔 역부족이라 서민 밥상 물가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