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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뺑소니범’ 직업·주소, 왜 쉬쉬?…수상한 행적, 커지는 의문

강소영 기자I 2024.09.28 19:57:56

광주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 사고’ 김모씨
국내 주소가 공공기관?…태국 왜 드나들었나
도주 과정도 의문 투성이…경찰은 “조폭 아냐”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운전자 김모(33) 씨가 도주 67시간 만에 검거된 가운데 수상한 행적 등이 드러나며 의문이 커지고 있다.

28일 광주서부경찰서 및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김 씨는 태국에 주로 거주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광주에 온 경위 및 직업, 국내 주소 등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김 씨의 주민등록등본상 국내 주소지는 광주 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로 등록돼 있어, 공공기관 주소지가 어떻게 개인의 주민등록 주소지로 등록됐는지를 두고 각종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입출국 기록으로 김 씨가 수개월간 태국에 체류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무슨 일 때문에 태국에 거주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무직이라고 주장한 김 씨는 태국에서 어떠한 일을 했는지, 태국에 머무르다 입국한 이유 등에 대해 경찰은 “계속 수사 중”이라며 함구하고 있다.

아울러 사고 경위와 도주 과정 등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이 있는 상황이다.

이달 중순 한국으로 입국한 김 씨는 수도권 등지에서 지인들을 만나다 사고 전날인 23일 고향이 광주로 향했다.

김 씨는 광주에 도착해 친구 최모 씨로부터 한 서울 법인 소유로 등록된 마세라티 차량을 빌려 탄 뒤 사고를 냈다. 해당 법인은 “되돌려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경찰에 주장했으며 이 차량이 왜 광주로 오게 됐는지도 명확치 않다.

차를 버리고 도주한 김 씨의 행적에 대해서도 수상한 점은 한둘이 아니다. 사고 지점 인근 도로에 설치된 CCTV 영상에서는 사고 직전 김 씨와 벤츠 차량을 운전한 일행과 도심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이 찍혔다. 벤츠 차량은 피해자들이 탄 오토바이를 지나쳐 갔지만 김 씨가 몰던 마세라티는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후 김 씨는 일행의 벤츠 차량으로 갈아탄 뒤 대전으로 도주, 조력자 휴대전화로 해외 출국을 위해 항공편을 예약했다. 그러나 출국금지가 내려지자 해외 도피를 포기, 다른 조력자로부터 건네받은 대포폰을 이용해 서울로 숨어들었다.

광주청은 형사기동대 30여 명을 투입해 그의 뒤를 쫓았고, 추가 투입된 경찰이 저인망식 추적에 나서면서 김 씨는 결국 도주 67시간 만에 서울 강남구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붙잡혔다.

김 씨가 대포폰을 사용하는 등 치밀한 도피 행적을 벌인 것에 대해 조직범죄 관련자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관리명단에 이들의 이름이 없다는 이유로 “조폭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지만, 현재 중요한 것은 뺑소니 사고 경위를 정확히 파악해 김씨에 대한 신병 처리를 하는 것”이라며 “여러 의혹도 규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씨는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편도 4차선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마세라티를 운전하다 배달 업무를 마치고 퇴근 중인 20대 운전자와 동승자를 들이받고 도주했다가 67시간 만에 붙잡혔다.

피해자인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운전자인 남자친구는 부상을 입고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동승자인 여자친구는 사망했다.

한편 법원은 이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김 씨에 대해 “주거부정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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