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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거짓말 하거나 말거나…"고양이 덜 먹고, 공화당에 투표하세요"

양지윤 기자I 2024.09.12 09:45:16

미 대선 격전지 애리조나주서 민주당 이민정책 비판 옥외광고
트럼프-해리스 TV토론회날 애리조나주 12곳에 걸려
스피링필드서 이민자 괴담 온라인서 퍼져
스프링필드 경찰 "믿을 만한 신고 받은 적 없어"
전 공화당 의장 "광고판은 완전한 돈낭비" 비판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대선 격전지인 서부 애리조나주에서 공화당이 “새끼 고양이를 덜 먹자”는 내용의 옥외광고를 내걸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걸린 공화당의 대선 옥외 광고.(사진=애리조나주 공화당 엑스)
옥외 광고는 아이티 등에서 건너온 불법 이민자들이 오하오주 스프링필드에서 반려동물을 잡아먹고 있다는 허위 정보를 바탕으로 민주당 정권의 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ABC 주관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는 이민자들이 우리의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먹고 있다”는 황당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옥외 광고에는 소 인형 옷을 입은 고양이 4마리가 그려져 있으며 “고양이를 덜 먹고, 공화당에게 투표하세요”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다. 애리조나주 공화당 위원회는 주 수도 피닉스를 중심으로 12곳에 이 광고를 내걸었다.

옥외 광고는 최근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지역 공원에서 시민들의 반려동물과 야생동물을 잡아먹고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온라인상에서 퍼진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

스프링필드 경찰은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소문에 대해 “믿을 만한 신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지역 매체인 스프링필드 뉴스선은 한 지역 페이스북 그룹에 “이웃집 딸의 친구가 아이티 이웃집에서 실종된 고양이가 토막 난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게시물이 올라온 후 입소문을 탔다고 보도했다.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온라인상에 떠도는 괴담을 근거로 강경 이민 정책을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민주당 대선 후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토론에서도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해 역대급 ‘기괴한 발언’을 남기게 됐다.

애리조나 공화당은 “이 광고판이 국경 보안의 긴급한 필요성과 확인되지 않은 불법 이민의 위험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역 내 여론은 부정적이다. 로버트 그레이엄 애리조나주 공화당 전 의장은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애초에 이 소문에 잘 아는 유권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광고판은 완전한 돈 낭비”라며 “선거 시기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영감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애리조나주 공화당의 “새끼 고양이를 덜 먹자”는 슬로건은 인기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닭고기 요리 광고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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