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오겜 '공기' 전세계 열풍, 외국인이 감탄한 이유

김혜선 기자I 2024.12.31 11:11:49

'오징어게임2'서 등장한 공기놀이 화제
공기게임협 "30개국서 공기와 비슷한 놀이문화"
韓공기놀이 복잡한 규칙에 주목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2’에서 등장한 한국 전통놀이 ‘공기(Gonggi)’가 전세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5가지가 등장했지만, 그 중 해외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작은 공깃돌 5개를 던지며 노는 공기놀이다.

(사진=틱톡 갈무리)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서는 다양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공기놀이를 시도하는 영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징어게임2’에서 등장한 해병대 출신 참가자 강대호(강하늘)의 공기놀이 영상은 틱톡에서 1031만회 조회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유튜브에서는 4년 전 올라온 ‘공기놀이 하는 법(How To Play Gonggi)’ 영상이 역주행하고 “오징어게임을 봤다”는 댓글이 수백여 개 달렸다.

특히 주목받은 점은 공기놀이의 복잡한 게임 규칙이다. 공기놀이는 5개의 공깃돌을 가지고 총 5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하나의 돌을 던지고 땅에 떨어지기 전에 다른 돌을 집어 올리고 받아내는 방식이 기본이다. 여기에 공깃돌을 뿌린 뒤 다른 공깃돌을 건드려선 안 되고, 공기를 던지기 전 흔드는 ‘쌀씻기’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한 누리꾼은 유튜브 공기놀이 설명 영상에 “놀이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보면 엄청나게 혼란스럽다. 여러 번 공기놀이 장면을 보고 겨우 규칙을 알아챘다”고 했다.

공기놀이 열풍에 아마존 등 해외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최근 한달 새 공기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현상도 나타난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공기를 사고 싶다”, “아마존에서 8달러 하는 공기를 샀다”, “공기 판매량이 늘 것 같다”는 등 글이 올라왔다.

이밖에 “우리도 비슷한 게임이 있다”는 이들도 있었다. 필리핀에서는 ‘잭스톤’, 카자흐스탄에서는 ‘베스 타스’, 말레이시아에서는 ‘바투 세렘반’ 등 불리는 이름도 다양하다. 대한공기게임협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공기놀이와 비슷한 놀이를 가진 국가는 30여개국 정도 된다.

필리핀에서 열린 공기놀이 대회.(사진=대한공기게임협회 제공)
이은철 공기게임협회 부회장은 이데일리에 “한국 공기놀이는 해외 것보다 굉장히 빠르고 정교하다”며 “주로 전주 한옥마을에서 공기대회를 여는데 외국인들은 한 손은 공깃돌을 던지고 다른 손으로 받으면서 두 손을 쓴다. 한국에서는 한 손으로만 하는데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기게임협회는 지난 2010년 설립된 단체로 정규 규격의 공기판 위에서 공기를 하는 대회를 매년 열고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 규칙을 다르게 적용하고, 공기놀이 선수도 선발한다. 필리핀 등 해외에서도 공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활동해왔다. 공기게임협회는 내년 3월 29일 전주 한옥마을 일원에서 공기게임 전국 점프투어선수 대회를 열 예정이다. 총 상금은 1000만원이다.

(사진=대한공기게임협회 제공)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