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 삼성SDI(006400) 등 삼성그룹주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고 조선, 방산 관련 종목은 매수하며 베팅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및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에 업종별 ‘유·불리’를 따져 옥석가리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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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4% 내린 2482.57로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1%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5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8월5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코스피 지수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는 외국인 투자자가 손꼽힌다. 외국인은 이달(11월1~12일) 코스피에서 8775억원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삼성그룹 계열사 위주로 매도 전략을 폈다.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삼성그룹주다.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로, 1조 5851억원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 지원법인 ‘칩스법’(CHIPS Act) 폐기에 힘을 싣고 있다. 칩스법은 미국에 반도체 설비를 건설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로, 법안 폐기 시 삼성전자는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미국 내 공장 건설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칩스법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국내 반도체 섹터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순매도 2위인 삼성SDI 역시 트럼프 당선 이후 인플레감축법(IRA) 보조금 폐지에 따른 업황 악화 가능성에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 순매도 3위인 현대차(005380) 역시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시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에 속한다는 점이 매도세가 확대된 이유로 손꼽힌다.
◇떠나는 외국인…그래도 트럼프 수혜주는 담았다
매도세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수혜가 기대되거나 성장 여력을 갖춘 종목은 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이달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1위는 SK하이닉스(000660)로, 4887억원을 담았다.
SK하이닉스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칩스법 폐지 시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해 피해가 예상되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순매수 3위는 삼성중공업(010140)으로 1642억원 어치를 담았다. 또 순매수 4위와 5위는 각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한화시스템(272210)이 차지했다. 조선주와 방산주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분류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함 등 조선업 분야 한국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협력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방산주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우방국 방위를 위한 미국 예산 투입 확대를 반대하면서 개별 국가의 자주국방 기조가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매수 이유가 됐다는 평가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0 시대로 접어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전쟁들의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지만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의 장기화 전망과 방위비 재분배 가능성, 주요국 중심의 국방비 예산 증가 추세를 쉽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은 네이버(NAVER(035420))를 188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는 트럼프 당선과 연관성은 약하지만 대선 종료 후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 대비 저평가 인식이 나오며 외국인이 매수했다는 판단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