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조 4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7조 6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 늘었다. 이번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 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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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호실적은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가지고 시장을 이끌고 있는 덕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물량은 이미 지난해에 완판을 했으며, 내년 HBM 물량 역시 올해 상반기에 공급 계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HBM은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급계약 체결 덕에 제품 가격 변동성이 낮아 매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의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 것으로 교체하면 지원) 정책 덕분에 스마트폰 등 재고 소진이 이뤄지면서 메모리 제품 출하가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또 미국 관세 폭탄에 대비해 재고를 축적하기 위한 수요도 발생하며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D램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HBM이 D램을 층층이 쌓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D램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점유율은 36%로, 삼성전자(34%)를 앞질렀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수요 전망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 변화에도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급망 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회사는 HBM 수요에 대해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올해는 변함없이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HBM3E 12단 판매를 순조롭게 확대해 2분기에는 이 제품의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HBM 독주 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게 유력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