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주주총회일은 내달 23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를 확정 짓기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이다. 20일 전에 지분을 취득해야만 주총 표 대결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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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측은 그동안 우군으로 여겨졌던 우호 세력의 이탈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와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 부부가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지난달 25일 나타났다. 이는 우호세력으로 꼽혔던 한국투자증권에 이은 연속 우호세력 이탈로 MBK 연합과 지분 격차가 소폭이지만 더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 4일 고려아연 보유 지분을 0.32% 추가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우호세력을 제외한 최 회장 등 친인척들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17.5%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MBK 연합과는 약 6%포인트(p)에 가까운 지분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양측의 지분 경쟁이 심화하며 고려아연 주가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지난 5일 주당 200만원을 기록했던 고려아연 주가는 6일 한때 240만7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결국 최종 주가는 181만3000원에 마감하긴 했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동성이 심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측의 장외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이 ‘비밀유지계약(NDA)’ 위반 문제를 제기하며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 2022년 5월 신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 관련 투자 유치를 위해 MBK 측과 접촉했다. 당시 양측은 NDA를 맺고 관련 세부 사업 자료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MBK가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검토한 시기다. 고려아연과 MBK가 맺은 NDA 기간은 올해 5월 종료됐고, 이로부터 3개월 뒤 MBK는 영풍과 경영협력계약을 맺었는데, MBK가 NDA 종료 전부터 영풍과 이를 논의한 것 아니냐는 게 고려아연 측 주장이다.
MBK는 NDA를 위반해 고려아연의 내부 자료를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영권 인수 업무를 하는 바이아웃(Buy Out) 부문과 투자를 담당하는 스페셜 시추에이션스 부문은 실질적으로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MBK는 “두 부문은 ‘차이니스 월’로 구분돼 내부 정보 교류 자체가 차단돼 있고,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를 통해 엄격하게 통제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