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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은 후보는 물론 선정 과정도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에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를 가늠하기 위해 해외 도박사이트의 ‘베팅률’을 기준으로 삼아왔다. 2006년 영국의 도박사이트 래드브룩스가 그해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을 맞히면서부터다. 최근엔 또 다른 영국의 도박사이트 나이서 오즈(Nicer Odds)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예측하는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 발표 전까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나이서 오즈에서 베팅 2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베팅 1위는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 3위는 멕시코 소설가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가 각각 이름을 올렸었다. 도박사이트의 예측이 어느 정도 적중한 셈이다.
앞서 래드브록스는 오르한 파묵에 이어 스웨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2011년), 중국 소설가 모옌(2012년)을 베팅률 2위로 예측했고 이들이 각각 상을 받으면서 다시금 유명세를 탔다. 3년 뒤엔 베팅 1위였던 우크라이나 르포르타주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2015년)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래드브록스의 유명세는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엔 도박사이트 예측과 동떨어진 수상자가 다수 나왔다. 미국 가수 밥 딜런(2016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2017년), 탄자니아 출신 압둘라자크 구르나(2021년), 한국의 한강(2024년) 등이 대표적이다. 그나마 2023년 나이서 오즈 베팅 2위였던 노르웨이 소설가 욘 포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체면치레를 했고, 올해 다시금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수상을 맞히면서 당분간 도박사이트의 유명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수전 손택으로부터 “현존하는 묵시록 문학의 최고 거장”으로 불린 헝가리 현대문학 거장이다. 대표작으로 ‘사탄탱고’, ‘저항의 멜랑콜리’ 등이 있으며 국내에도 번역 출간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묵시록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시켜 주는 그의 강렬하고 비전적인 작품에 찬사를 보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