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위협 이어가는 러…푸틴 측근 "핵기술 누구에 넘길지 생각"

장병호 기자I 2024.11.24 22:24:14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발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누구에게 러시아 핵기술을 넘겨줄지 생각하게 됐다”며 핵위협 발언을 이어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서방 매체들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공급할 것을 미국에 제안하려 기를 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새로운 핵억제 교리에 비춰볼 때 이건 좋은 생각”이라면서 “이건 우리로 하여금 미국의 적들 가운데 누구에게 잠재적으로 우리 핵기술을 넘길 수 있을지 생각하게 했다”고 전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아라비야 방송 인터뷰에서도 “러시아는 핵무기가 사용되는 모습을 보길 원치 않는다”고 언급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우리의 (핵억제) 교리 문서들에 따른다면 핵무기의 사용은 극단적인 선택지”라며 “우리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결코 원치 않는다. 러시아 지도부에는 정신 나간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핵교리 개정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는 당일부터 즉각 발효됐다.

기존 핵교리는 적국으로부터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공격을 받거나 러시아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 등에만 핵무기를 쓸 수 있도록 규정했다. 새로 개정된 핵교리는 러시아와 동맹국인 벨라루스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을 주는 ‘재래식 무기’ 공격에도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핵사용 문턱을 크게 낮춘 것이다.

푸틴의 이같은 핵교리 개정은 미국과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사정거리 250∼300㎞ 장사정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차례로 허용한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지난 21일에는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지역의 산업단지를 겨냥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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