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삼전·닉스 한자릿수 떨어질 때…레버리지 ETF는 반토막 났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권오석 기자I 2026.09.27 15:37:17
ai번역
  • 영어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주가가 누적 감쇄하며 손실 커지는 음의 복리효과
개미들 평균 보유 기간 약 2.3일→16.9일
"방향성 뚜렷한 짧은 구간서 단기 베팅 목적으로만 활용해야"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27일 상장 4개월을 맞이한 가운데, 본주(기초자산)와의 수익률 격차가 날이 갈수록 벌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기간 누적 수익률이 아닌 매일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기에, 주가가 횡보하거나 등락을 반복할수록 투자자들은 자산 가치가 깎여 나가는 ‘음(-)의 복리 효과’를 피할 수 없다. 이에 지난 7월 이후 급격한 주가 하락 구간에서 미처 팔지 못하고 발이 묶인 개인 투자자들은 평균 17일 거래일을 보유, 울며 겨자 먹기로 장기 보유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레버리지 상품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일일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는 구조라 ‘음의 복리 효과’로 인해 보유기간 전체 수익률이 기초자산 기간수익률의 2배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며 “투자자는 단기 시세차익보다 구조적 위험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의 복리 효과란 지수가 제자리를 찾더라도 주가가 지속적으로 누적 감쇄하며 손실이 커지는 현상이다. 예컨대, 기초 자산이 30% 상승한 뒤 다시 30% 하락하면 1배수인 상품은 100원에서 130원이 됐다가 91원으로 떨어지면서 결과적으로 9%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레버리지 ETF의 경우 2배수가 적용되면 100원이 160원이 됐다가 64원으로 하락하면서 총 36%의 손실이 발생한다.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횡보하는 장세가 이어질수록 음의 복리 효과는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국내 주식의 가격제한폭이 ±30%임을 감안하면 이론적으로 하루에만 최대 60%의 손실이 가능한 만큼 자산이 급격히 줄어들 수도 있다.

실제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일인 지난 5월 27일부터 이달 23일까지 83거래일 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본주는 각각 4.52%, 9.26% 하락하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들은 최소 30%에서 50%까지 폭락한 상태다. 이로인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가 우상향만 믿고 진입했다가, 손실이 커져 차마 손절매를 단행하지 못하고 강제로 물려있는 개미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실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지난 7월 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기본예탁금 기준을 기존 ‘1000만원’(대용증권 포함)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규제 도입 이후 시장 거래 양상이 급변했다.

특히 일평균 회전율이 급감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의 일평균 회전율은 규제 적용 전 한 달간 43.6%에서 적용 후 한 달간 5.9%로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다. 회전율이란 특정 기간 동안 전체 상장 주식 수 대비 주인이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시장의 매매 활성도를 가늠하는 척도다.

이 회전율을 투자자의 평균 보유 기간으로 재환산하면 규제 전후로 평균 보유 기간이 대폭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재환산 시 규제 전에는 보유 기간 평균 약 2.3일 만에 주인이 바뀌며 초단기 단타 매매가 주를 이뤘으나, 규제 후에는 보유 기간이 약 16.9일로 7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인버스2X’ 2종 역시 일평균 회전율이 1110.4%에서 125.0%로 급감했다. 이는 단타 세력이 빠져나간 자리에 손실을 떠안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처분하지 못한 채 장기 보유에 돌입했음을 보여준다.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우상향을 기대하며 들고 가는 장기 투자 수단으로 삼아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하게 경고한다. KB자산운용은 ‘ETF 투자 가이드’ 보고서를 통해 “방향성이 뚜렷한 짧은 구간에서 단기 베팅 목적으로만 활용해야 한다”며 “장기 보유 시 변동성에 따른 음의 복리 효과로 손실 위험이 커지므로,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포지션을 자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