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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에 겨우 구한 카본화.. "일반인 신지마" 황영조의 일침

양희동 기자I 2024.09.07 11:20:47

러닝 인구 1000만명…30만원대 카본화 '품절'대란
日아식스, 미즈노 등 카본화 인기에 주가도 고공행진
기록 향상에 초점 맞춘 카본화 부상 우려 높아
황영조 "폼 안되는 일반인이 카본화는 넌센스"

(자료=유튜브 ‘골드클래스’ 갈무리)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국내 마라톤 등 러닝(Running)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는 등 러닝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선 지난 5월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이 조성되는 등 관련 인프라도 확대되고 있다. 또 러닝크루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국내에서 열리는 주요 마라톤대회는 1년 전에 신청이 마감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런 러닝 열풍에 힘입어 엘리우드 킵초게 등 세계적인 마라토너들이 신는 ‘카본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카본화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아식스, 푸마 등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에서 치열한 기술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제품이다. 프로인 엘리트 선수들이 기록 향상을 위해 신는 카본화는 주로 카본플레이트와 고성능 폴리머(PEBAX) 소재가 결합한 가벼운 쿠션에 지지력과 반발력을 극대화한 러닝화다. 반발력을 인위적으로 높인 특성상, 신발 수명이 짧고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을 경우 부상 위험도 높다.

하지만 각 스포츠 브랜드에서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을 앞세워 최상위 러닝화 모델로 앞다퉈 출시하면서, 아마추어 러너들 사이에서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러닝화 분야에서 네이버 클릭량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1년여간 카본화의 조회수는 3~4배 가량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러닝화 내에서 카본화(초록색선) 검색량 추이. (자료=네이버)
특히 나이키의 최상위 러닝화인 ‘알파플라이3’ 등의 카본화는 3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품절로 인해 상품 자체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아식스와 미즈노 등 일본 브랜드들은 러닝화로 인기를 끌면서 주가까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아식스 주가는 최근 1년새 주당 1000엔대에서 지난 6일 종가 기준 2653.5엔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또 미즈노 주가도 같은기간 4000엔 안팎에서 9170엔으로 역시 2배 넘게 올랐다. 아식스의 카본화 ‘메타스피드’는 30만원 안팎의 고가지만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나이키 홈페이지 갈무리)
이런 카본화 열풍 속에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수상하며 ‘몬주익의 영웅’으로 불리는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이 최근 유튜브채널 ‘골드클래스’에 출연해 카본화 열풍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황영조 감독은 이 채널에서 “선수들도 평소 러닝할 때는 카본화를 안 신는다. 착지한 후 킥을 할 때 탄성으로 튕겨주는 것인데 부상이 많다. 킵초게 등이 기록을 내기 위해 맞춰놓은 신발이다”라며 “반복적으로 강하게 오래 뛰면 부상이 온다. 일 년에 열두달 동안 우리가 쉼 없이 달려야하는데 부상으로 인해 6개월씩 못 뛰는 선수가 너무 많아졌다. 대한민국 마라톤에서 기록이 왜 이렇게 됐냐. 카본화가 나왔는데 기록 단축이 안 된다. 카본화로 인해 부상 위험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일반인들이 카본화를 신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황 감독은 “내가 이 신발(카본화)의 기능을 쓸 수 있는 정도의 몸이 돼 있지 않으면 가급적이면 신지마라”라며 “초보 운전자에게 배기량 6000CC 스포츠카 타면 사고가 난다. 폼도 안 만들어진 상태에서 카본화를 얘기하는 것이 넌센스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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