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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협상 급물살…이란 "미국 제안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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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5.07 04:49:03

합의 시 호르무즈 개방 ''30일 협상'' 착수
트럼프 "합의 안 하면 폭격 재개"…타결 압박
핵심 이견 여전…"미국의 희망 목록" 반발도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1쪽 분량의 합의 각서(MOU) 협상에 근접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중재국 파키스탄은 “매우 곧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핵·미사일 프로그램 등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이견이 남아 있어 협상 타결까지 변수가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군인 어머니의 날(Military Mother’s Day)’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블룸버그와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단계적으로 재개방하고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은 1쪽짜리 합의 각서를 이란 측에 제시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협상은 이 각서 합의 이후 개시되는 30일간의 후속 협상으로 미루는 구조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이날 이란 반관영 통신 ISNA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가 미국의 제안을 검토 중이며,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파키스탄 측에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소식통은 로이터에 “우리는 곧 이것을 매듭지을 것이다. 거의 다 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합의된 내용에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의하지 않으면 폭격이 재개될 것이며,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란 협상가들이 합의를 매우 원하고 있다”고 전했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동의했다고도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측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끌고 있다. 합의 각서에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해제, 동결 자산 반환, 양국의 호르무즈 봉쇄 철회,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또는 유예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로이터는 협상 소식통들이 이란이 거부해온 핵심 요구들, 즉 미사일 프로그램 제한이나 중동 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90% 이상 농축된 400㎏ 이상의 기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도 빠져 있다.

이란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란 의회 외교·안보위원회 대변인 에브라힘 레자에이 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은 면전 협상에서도 얻지 못한 것을 패배한 전쟁에서는 더욱 얻을 수 없다”며 미국 제안을 “미국의 희망 목록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이날 음성 메시지에서 군사적 공격보다 경제적 압박이 더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이란인들은 목숨을 내놓을지언정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라바프 이란 의회 의장. (사진=AFP)
협상에 속도가 붙는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 중동담당 부차관보 출신 다니엘 샤피로는 “전쟁이 계속되는 상태로 베이징에 도착하면 트럼프는 이란에 유리한 조건을 받아달라고 구걸하는 처지가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동의 전쟁이 지속되면 인도·태평양에서의 미국 억지력이 약화되고, 중국이 미국을 불안정 세력으로 묘사하는 데 힘을 실어준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이란 외무장관 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을 만나 협상 지속을 촉구하며 “적대행위 재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중국이 제시한 4개항 해결 제안에 사의를 표했다.

이스라엘은 잠재적 합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완전히 패배하고 핵·미사일·대리세력 프로그램이 해체될 때까지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라드완부대 사령관을 겨냥한 공습을 감행했다.

한편 미 해군은 이날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에서 발진한 F/A-18 슈퍼호넷이 봉쇄를 위반해 이란 항구로 향하던 이란 국적 유조선 M/T 하스나의 방향타에 20㎜ 기관포 수발을 명중시켜 기동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유조선은 현재 이란 방향으로의 항행을 멈춘 상태다. 미 중부사령부는 “봉쇄는 여전히 완전한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상 기대감에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배럴당 98달러까지 급락해 11% 넘게 하락했다가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소매가는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갤런당 4.50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에너지 물가 부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압박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이 파키스탄을 통해 수일 내 답변을 보낼 예정인 가운데, 합의 각서 성립 여부와 후속 30일 협상에서 핵·미사일 등 핵심 쟁점이 어떻게 조율될지가 이번 협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14~15일 베이징 방문이 사실상의 데드라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앞으로 일주일이 협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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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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