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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화웨이에 다 뺏겨”…中 놓지 못하는 엔비디아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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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철 기자I 2025.05.25 15:19:00

로이터 “엔비디아, 수출 규제 피해 중국용 AI 칩 개발”
사양 낮춰 가격 내려 내달 양산, 中용 블랙웰 칩도 준비
지난해 중국 비중 13%로 중요, 시장 점유율 하락 대응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미국의 엔비디아가 중국에 팔기 위한 저가용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미국의 규제를 피하면서 매출 비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을 놓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중국용 칩 제조에 나서는 것이다.

젠슨 황(가운데)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 20일 대만 타이베이의 한 행사장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최근 수출이 제한된 H20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새로운 AI 칩을 출시할 예정이며 다음달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새 중국용 칩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 최신 세대 블랙웰의 일부가 될 것이며 판매 가격은 6500~8000달러(약 889만~1094만원)로 H20(1만~1만2000달러)보다 3500~4000달러(약 479만~574만원) 가량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가격이 낮다는 것은 칩의 사양이 낮고 제조 요구 사항이 더 간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새 칩은) 엔비디아의 RTX 프로 6000D를 기반으로 고급 고대역폭 메모리 대신 기존 GDDR7 메모리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새로운 중국용 AI 칩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기존에 판매하는 제품을 제외하고 중국용 반도체 제품을 따로 만드는 이유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중국과 첨단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속해서 AI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경제 안보를 이유로 하고 있지만 중국이 고성능 칩을 사들여 AI 등 분야에서 기술 발전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사실상 저사양 AI 칩 모델인 H20의 칩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면서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이 영향을 받았다.

엔비디아가 새로운 제품을 만들면서까지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회계 연도에서 중국 시장은 엔비디아에서 13%를 차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관계가 악화했을 때도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으면서까지 중국 베이징을 찾았고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던 지난달 17일에도 베이징을 방문했다.

그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앞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서비스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고위층과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을 만나기도 했다.

미국 수출 제한이 계속됨에 따른 타격을 직접 언급하며 정부 판단에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이 기술 자립을 강화하면서 화웨이 등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 칩 개발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최근 “새로운 제품 설계를 결정하고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 전까지 우리는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사실상 접근이 금지된 상태”라며 중국 수출이 제한적인 상태임을 언급했다.

특히 젠슨 CEO는 이번주 대만 방문 중 기자들을 만나 “엔비디아의 중국 점유율은 미국의 수출 억제가 시작된 2022년 이전 95%에서 현재 50%로 급락했다”면서 “주요 경쟁자는 화웨이로 미국의 수출 억제가 계속되면 더 많은 중국 고객이 화웨이의 칩을 구매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이르면 9월부터 또 다른 중국용 블랙웰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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