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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산업단지에 있는 한 반도체장비업체 대표는 “어떻게 사업을 계속하라는 거냐”며 울화통을 터뜨렸다.
그는 “소재비나 자재비는 타협의 여지가 있지만 인건비는 그렇지 않아 부담이다”며 “인건비 부담으로 27명이던 직원을 22명으로 줄였다. 지금도 인력을 더 줄여야할 지 고민 중인데 이제는 사업을 접어야 할 판이다”고 했다. 이어 “주 4.5일제나 4일제까지 추진하면 중소기업들은 다 망할 것”이라며 “주변 회사들도 인력을 줄이지 않은 곳이 없다. 인근 사장님들을 만나면 힘들다는 이야기 뿐”이라고 덧붙였다.
원자재 수출 중소기업들도 이미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경기도 소재 알루미늄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근무 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며 “10시간 일하던 것을 8시간 시키고 급여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계가 돌아가는 시간은 곧 생산성과 직결한다”며 “기계가동 시간을 줄인다는 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라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제조현장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많이 둘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는 급여 외에도 기숙사와 식사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최저임금이 오르면 당연히 인력유지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1만 30원)에 주휴수당까지 합하면 시급이 1만 2000원을 넘는다. 월급 외에 4대 보험료와 퇴직금 등을 합하면 인건비 부담이 크다고 호소해왔다. 이는 결국 인력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발표한 ‘중소기업 최저임금 관련 애로실태 및 의견조사’에서는 응답기업의 72.6%가 올해 최저임금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또 66.0%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최저임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은 22.2%로 전년도(2.8%)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경영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된 고용노동 요인이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응답은 54.0%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