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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2는 티비위키뿐 아니라 유사한 불법 사이트 여러 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시청이 가능했다. ‘인기 사이트 TOP10’이라고 적힌 배너에는 티비위키 외에도 또 다른 불법 사이트 링크가 여러 개 소개돼 있었다. 같은 시각 10곳 사이트 가운데 8곳에 오징어게임2의 전편이 공개돼 있었고, 대부분 인기 영상 순위나 홈 화면에서 이 드라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 불법 사이트를 찾는 이용자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7일 낮 12시 기준 ‘오징어 게임 다시보기’와 ‘티비위키’ 검색량은 전주 대비 각 2300%, 350% 급증했다. 또다른 불법 동영상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10위에도 ‘오징어게임’ ‘오징어 게임’ ‘오징어’ 등이 여러 개 올라와 있었다. 온라인에는 접속자가 몰려 재생 속도가 느려지는 데 대비해 영상을 내려 받았다는 글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불법 사이트로 오징어게임 세 편을 봤다는 직장인 오모(28)씨는 “연말이라 돈 쓸 곳도 많은데 오징어게임 하나를 보기 위해 넷플릭스를 구독하기엔 아까워 불법 사이트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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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를 검거하기 전 선제적으로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담당 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매주 2회 이상 여는 대면 회의에서 심의를 거쳐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지만 URL 속 숫자 한두 개만 바꿔 계속해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티비위키 같은 불법 영상 사이트는 주소만 바뀌고 내용은 동일하다는 ‘대체 사이트’라는 개념을 적용해 바로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단속에도 불법 사이트가 계속 생기는 이유는 막대한 광고 수익 때문이다. 실제 홈페이지 메인에는 도박과 성인 사이트 등 불법 사이트 광고가 게재돼 있다. 이 때문에 수요도 문제지만 공급책을 확실하게 끊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사이트를 완전무결하게 막는 건 기술이 없어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법 집행권을 강화해 운영진을 잡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애란 한국저작권위원회 변호사도 “서버는 다 외국에 있고 사이트가 폐쇄돼도 또 비슷한 게 생기니 추적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며 “누누티비 사례처럼 공조수사가 잘돼야 하고,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양형도 더 강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