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안전 전문가인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2일 건설연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반 함몰의 위험성에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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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인천, 울산 등에서 연이어 발생한 땅꺼짐 현상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싱크홀’이라는 용어는 지반이 내려앉아 지면에 구멍이나 웅덩이가 생기는 현상을 넓게 지칭하고 있다.
그런데 백용 박사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돌리네나 우발라 같은 석회암 용식 작용(물이 암석의 성분을 녹여 암석이 깎여 나가는 과정)에 의해 형성된 것이 ‘싱크홀’에 해당하며, 도심 속 인위적인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들은 ‘지반 함몰’로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싱크홀 지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는 석회암 기반의 카르스트 지형으로, 싱크홀이 자주 발생하는 악명 높은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빗물 등으로 석회암 지반이 녹아내려 생기는 자연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반면, 도심에서 발생하는 지반 함몰은 지반 조사 부실, 배수 및 치수 문제, 지하수 관리 미흡, 과다 굴착, 시공 불량 등 여러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사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흙이 조금씩 빠져나가다가 어느 순간 공동(빈 공간)이 형성되며, 특히 빗물 관리가 완벽하지 않으면 흙이 이동해 도로 하부에 큰 공동이 만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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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세한 기업일수록 굴착 작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작업의 정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차수 공법을 통해 물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백용 위원은 “공사 중 땅을 파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흙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지반이 함몰된다”며 “공사를 완벽하게 진행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빗물이 새어 들어가고 흙이 이동해 결국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려면 공사현장의 건축물 기획과 설계 단계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사 현장 주변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상하수도등 불안요소에 대해 관리하면서 낙후된 기술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도시 내 하수도 시스템 관리 체계, 지방자치단체의 지반조사 등이 지상 대비 부족해 관련 투자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지반 함몰 위험지역을 평가하기 위해 복합탐사 도심지 굴착 현상에 대한 차수 보강 기술, 웅덩이를 채워 넣는 기술 개발, 위험지역 예측 기술 개발도 이뤄졌지만 활용성도 부족하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안전 연구에 대한 투자와 관심도 요구된다.
백용 위원은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반 조사와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지하는 지상에 비해 점검과 관리가 상대적으로 미흡하기 때문에, 지하 안전 관리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지반 함몰 사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