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 17일 베트남 하노이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이데일리 주최로 열린 ‘제12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 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애플페이의 한국 진출에 맞대응하기 위해 “카카오페이 혜택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한국 상륙으로 국산 페이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2위 모바일 앱 기반 간편결제 업체 카카오페이의 셈법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1위 업체 네이버페이를 넘어설 방법으로 오프라인 결제 사용처 확산에 집중해 왔는데, 애플페이 진입으로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 ‘룰’이 바뀌고 있어서다.
네이버페이는 최근 삼성페이 결제 모듈을 탑재해, 오프라인 결제처를 전국 300만 가맹점으로 늘렸다. 애플페이를 견제하기 위한 연합이지만, 오프라인 결제처 확보에 집중해 온 카카오페이에도 압박이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카카오페이만의 혜택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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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성공 or 실패?…관점에 따라 평가 갈릴 것”
신 대표는 애플페이의 한국 시장 성패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충성도 높은 아이폰 유저들은 애플페이를 매우 적극적으로 쓸 것이므로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NFC(근거리무선통신)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라 결제 규모를 단숨에 높이긴 어려울 것이어서 실패라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애플페이 한국 상륙 첫날인 지난 21일 애플페이 등록 건수가 100만 건을 넘으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아직 백화점, 마트, 대형 프렌차이즈를 제외한 일반 매장에선 이용이 어려운 상태다.
그럼에도 “애플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굉장히 큰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 보고,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또 “이제 온·오프라인에서 결제 편의성은 모든 페이 업체가 비슷한 수준이어서 다른 가치가 접목돼야 한다”고 시장을 분석했다.
◇카카오페이 ‘혜택 패키지’로 네이버페이 뛰어넘는다
카카오페이가 이용자들에게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는 뭘까. 신 대표는 “금융생활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은 카카오페이에서 결제뿐 아니라 투자도 하고 대출, 보험, 카드 추천 서비스도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금융 생활을 다 연결해서 최대 혜택으로 묶어 제공하려 한다”고 했다.
이미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를 카카오페이에 연결하면 계좌 잔액에 대해선 최대 5%까지 이자를 지급하고 결제액에 대해선 1%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송금 수수료를 무료로 하고 주식 거래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카드 추천 서비스를 통해 카드를 발급하면 업계 최대 수준의 리워드를 지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를 쓰면 금전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느낌이 계속 들도록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설계하고 혜택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페이도 넘어서겠다는 포부다. 신 대표는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쇼핑할 때 큰 포인트 혜택을 주면서, 혜택을 많이 준다는 인식을 만들었다”면서 “네이버쇼핑 외에는 카카오페이를 쓰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카카오페이 별도 기준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면서 “수익이 창출된 부분을 사용자 혜택으로 전환해, 결제 리워드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