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지난해 구룡마을 내 토지 및 비닐하우스의 소유권을 모두 취득한 뒤 2027년 착공·2029년 준공 계획을 발표했지만 피해보상 방안을 두고 기존 거주민 간 의견 대립이 극심한 탓에 재개발은 난항을 겪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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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윤영수 판사는 지난달 12일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룡마을 총통합주민자치위원회(총통합위) 위원장 유모(76)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2024년 11월 허가를 받지 않고 구룡마을 입구에 면적 약 78㎡, 높이 11.4m 크기의 망루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다. SH와 강남구청 관계자들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구룡마을은 지난 2016년 도시개발구역에 편입돼 관할 행정기관의 허가 없이는 건축이나 공작물의 설치가 금지된 상태다. 유 씨는 지난해 1월 강남구청장으로부터 ‘망루를 자진 철거하라’는 취지의 명령을 수령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유씨에게 “본인과 동조자들의 요구를 관철할 목적으로 조직적·계획적으로 상당한 크기의 무허가 공작물을 설치하는 것을 주도했다”며 “무허가 공작물에 대한 원상복구명령을 여러 차례 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다. 범행의 동기와 위험성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 및 영장실질심사 당시 자진 철거를 약속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책임을 마을 주민들에게 전가하고 있어 비난 가능성도 크다”면서 “ 유사한 범죄사실로 3차례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어 재범의 위험성도 크다”고 말했다.
다만 윤 판사는 △유 씨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망루를 철거할 의지를 내보이는 점 △벌금형을 초과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유 씨가 고령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윤 판사는 보호관찰 조건으로 유 씨에게 한 달 이내 망루를 철거할 것을 명령했다. 유씨는 선고 다음날인 지난달 13일 항소했다. 불법 망루는 현재까지 철거되지 않았다. 유 씨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40년간 살아온 권리를 온전히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지막 항쟁은 해야하지 않겠냐”면서 “언젠가는 (망루를) 철거해야겠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재개발 보상 방안 두고 주민 간 대립 극심…SH “재개발 미룰 수 없다”
SH는 지난해 구룡마을 토지 24만㎡와 비닐하우스 등 물건 1931건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했다. 이어 2027년 착공, 2029년 준공을 목표로 3739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재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기존 구룡마을 거주민들이 피해보상 방안을 두고 대립하고 제각기 SH와 협상을 요구하는 탓에 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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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거주민이 SH 소유 임대 아파트로 이주할 경우 △임대아파트 보증금 전액 면제 △임대료 60% 감면(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은 100%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재개발을 마치면 준공 시점에 맞춰 임대아파트 입주도 가능하다.
하지만 구룡마을은 ‘지역주택조합 설립을 통한 개발’을 요구하는 유씨 측과 ‘분양 전환형 임대주택’을 요구하는 주민 측, ‘SH 보상안을 수용하자’는 주민 측으로 나뉘어 갈등이 극심한 상황이다. 이들이 제각기 SH와 협상을 요구하는 탓에 착공 준비는 난항을 겪고 있다. SH는 거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토지보상법과 SH 정책상 분양 전환형 임대나 지역주택조합 설립은 불가능하고, 자칫 특혜 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있는 탓이다.
SH는 지난 4월 미이주 주민 등 200여 가구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승소할 경우 강제집행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거주민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했다.
SH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구룡마을의 토지와 비닐하우스의 소유권을 취득했고, 더는 재개발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남아있는 거주민 중 70~80대 고령자가 많은데 열악한 주거환경에 건강이 악화할까 우려돼 임대주택 이주를 최대한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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