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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국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관세 전문가 보운 연구위원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50%에 육박하고, 캐나다·멕시코·유럽·일본·한국 등 주요 무역 파트너에 대해서도 20%대”라며 “관세율 계산 방식과 관계없이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보지 못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에만 관세를 부과해 평균 세율이 3%에서 20%로 올랐던 것과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취임 6주 만에 중국에 추가 20% 관세를 부과하고 4월 ‘해방의 날’ 발표를 통해 전 세계에 관세를 확대했다. 인도는 50%, 브라질 등 신흥국에도 고율 관세가 부과됐다.
기업들 최대 수조원 손실…공급망 취약성 노출
관세 정책의 실물 경제 영향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루그먼 교수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관세 여파로 40억 달러(약 5조8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보운 연구위원은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됐지만, 미국산 부품 비중을 공제하면 실효세율은 17~18% 정도”라며 “문제는 기업들이 공급망 전체의 원산지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이를 증명하는 서류 작업이 엄청난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급망의 취약성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뉴욕주 북부의 한 알루미늄 제련소 화재만으로도 자동차 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았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영구 자석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보운 연구위원은 “네덜란드에서 만든 웨이퍼를 중국에서 칩으로 가공하는 복잡한 공급망이 존재한다”며 “8센트짜리 반도체 칩도 중국이 독점하면 무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배제한 새 무역질서 형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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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인도, 브라질과 메르코수르(남미 공동시장) 국가들과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인도 협정을 “20억명의 무역 지대를 만드는 역사적 합의”라고 평가했다.
캐나다는 중국과 전기차 수입 협정을 맺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운 연구위원은 “중국은 희토류로, 캐나다는 보복 관세로 대응했지만 EU·일본·한국은 무역보다 안보(NATO, 주둔 미군)를 우선시해 보복을 자제했다”며 “대신 다른 국가들과 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이 패권국으로서 무역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미국 없이도 대부분의 세계가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규칙 체제 등장 불가피”
두 사람은 현재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새로운 규칙 기반 무역 체제가 등장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보운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규칙과 확실성이 필요하다”며 “백악관의 소수 인원이 기업 운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1947년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체제는 중국의 비시장경제를 다루기에 낡았지만, 완전한 무규칙 상태도 지속될 수 없다”며 “새로운 규칙은 과거와 다르겠지만, 많은 부분을 차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루그먼 교수가 “2029년 이후 규칙 기반 체제로 복귀할 수 있느냐”고 묻자, 보운 연구위원은 “복귀가 너무 당연하다”며 “정부는 기업의 일상 운영에 서툴고, 미국의 변호사들도 규칙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다만 보운 연구위원은 “즉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동안 무법 기간이 지속될 것을 우려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려면 낙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세의 70%는 IEEPA(국제경제긴급권한법)에 근거하고 있어 미 연방대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릴 경우 수천억 달러의 환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코스트코 등 기업들은 이미 환급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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