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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찾은 GM헤리지티센터에는 8만1000㎡ 규모의 공간에 160여대의 차량이 빽빽하게 전시돼 있었다. 헤리티지센터는 약 600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시기나 주제에 따라 전시를 바꾼다.
1940~1950년대 자동차 판매점에 쓰였던 네온 사인과 빌보드 등이 자동차와 함께 전시되면서 이곳은 격식을 차린 박물관 이기보다는 과거로 돌아간 차고와 같았다.
무심히 차고에 주차된 차량처럼 보이지만 여기에 있는 차 대부분이 GM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차들이다.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던 수소차나 전기차의 원조격인 세계최초의 수소연료전치차량 1966 일렉트로밴을 비롯해 전기차 ‘볼트(Volt)’의 바탕이 된 ‘EV-1’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1990년에 나온 ‘EV-1’시제품(프로토 타입)이다. 제임스 베코는 “실제로 양산된 1세대 전기차로 미국 전역에서 운행하다가 사라진 차”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기술 진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무인주행기술을 GM은 1956년에도 선보였다. 가스터빈차인 파이어버드2는 1956년 GM의 주행테스트장에서 무인주행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GM의 최고경영자(CEO)인 매리 바라는 2016년 말가지 무인주행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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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자동차들도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탔던 1959년형 캐딜락 엘도라도. 극도로 과장된 후면부 디자인이 독특한 차다.
GM의 디자이너였던 할리 얼이 1951년 내놓은 ‘르 세이버’ 콘셉트카는 지금의 GM 디자이너들도 ‘예쁜 차’로 꼽을 정도다. 팔걸이 밑에 센서가 있어 빗방울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뚜껑이 덮이는 컨버터블 기술이 1951년에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상어를 닮은 1961년형 콜벳에는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다. 당시 디자인 총괄임원이었던 빌 미첼은 차 색깔을 상어와 같게 칠하고 싶어 한쪽 벽에 진짜 상어를 걸어놓고 도장을 지시했다. 하지만 아무리 칠을 해도 상어의 뱃살 색깔이 똑같이 나타나지지 않자, 빌 미첼의 까다로움에 지친 페인트팀은 결국 상어에 자신들이 갖고 있는 페인트를 칠해 빌 미첼의 허락을 얻어냈다.
아울러 헤리티지센터에는 기록보관소인 아카이브(Archive)가 있어 GM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브로셔와 팸플릿 중에는 GM의 행사나 구인 정보가 담긴 기록물은 물론, 쉐보레의 역사 및 기술적 특징들도 담겨 있다. 정기 간행물이었던 콜벳 뉴스의 1960년대 판과 GM에서 그간 판매됐던 모든 모델의 정보 책자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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