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알래스카 LNG를 우선 대미투자의 후속 협의 대상에 올린 뒤 알래스카주의 세제지원과 미국 연방정부의 지원, 건설비 절감, 경쟁력 있는 LNG 도입가격 등을 투자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지원과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식 투자사업으로 선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3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양국은 오는 17일 국회 보고를 거쳐 18일 대미투자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이번 계획에는 엔시날 LNG 복합활용 사업과 미국 원전 8기 건설, 알래스카 LNG 등 3개 사업이 담길 예정이다. 다만 사업별 합의 방식과 투자 확정 수준은 다르다.
엔시날 LNG 복합활용 사업은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확정해 구속력 있는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미국 원전 8기 건설 사업은 향후 사업 추진의 기본 방향을 담은 프레임워크 합의 형태로 다루고, 반면 알래스카 LNG는 투자를 확정하지 않은 채 사업성과 참여 조건을 계속 검토하는 후속 협의 대상으로 대미투자 계획에 포함될 예정이다.
한미전략투자 사업관리위원회는 원전 8기와 알래스카 LNG에 대한 본격적인 사업성 검토하기 위한 자문용역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사업을 협의 대상에는 올리되 투자금액과 방식은 세제지원과 LNG 가격 등을 확인한 뒤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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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는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까지 운송하는 초대형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다. 가스 처리시설과 장거리 가스관, 연간 약 2000만톤 규모의 액화시설 및 수출터미널을 건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은 두 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에서는 알래스카 중남부에 천연가스를 공급할 가스관을 먼저 건설하고, 2단계에서는 니키스키에 수출용 액화플랜트와 터미널을 짓는다.
1단계 가스관은 알래스카 남부의 가스 부족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현지 수요가 비교적 분명하다. 반면 한국이 LNG를 공급받으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2단계 액화시설과 수출터미널까지 완공돼야 한다. 가스관만 건설되면 알래스카 내부에는 가스를 공급할 수 있지만 한국으로 LNG를 수출할 수 없다.
현재 사업은 미국 민간 에너지기업 글렌파른이 주도하고 있다. 글렌파른은 알래스카 LNG를 추진하는 사업법인 ‘8스타 알래스카’ 지분 75%를, 알래스카주 산하 알래스카가스라인개발공사(AGDC)는 나머지 25%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로는 약 670억달러가 거론된다. 반면 글렌파른이 지난 6월 알래스카 주의회에 제시한 2026년 가격 기준 건설비 추정치는 445억~545억달러다. 글렌파른은 1단계 가스관 건설비를 132억~169억달러, 2단계 액화시설을 236억~284억달러, 북부 가스처리시설을 77억~92억달러로 각각 추산했다. 향후 공사 지연과 기자재 가격 변동, 예비비·금융비용 등에 따라 실제 총사업비가 늘어날 수 있다.
알래스카 LNG가 사업성 검증을 거쳐 정식 대미투자 사업으로 선정되면 프로젝트 SPV가 기존 개발주체로부터 ‘프로젝트 개발권’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개발권은 노스슬로프 가스전의 탐사·채굴권이 아니라 알래스카 LNG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축적한 인허가와 설계 결과물, 계약상 권리 등 프로젝트 관련 권리·자산을 포괄한다. 구체적인 거래 구조와 인수 대상은 실사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개발권 인수가격은 기존 개발주체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투입한 비용을 검증한 뒤 인수 대상의 가치와 사업 진척도 등을 반영해 일정한 프리미엄을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될 가능성이 있다.
프로젝트 개발권을 인수하더라도 가스관과 액화플랜트, 수출터미널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최종투자결정(FID) 과정에서 별도의 금융조달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기존 개발주체가 프로젝트 SPV와 별도 계약을 맺고 후속 개발과 건설관리 등을 계속 담당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프로젝트 관련 권리와 자산은 SPV가 확보하되 기존 개발주체의 사업 경험과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프로젝트 SPV가 기존 개발주체로부터 프로젝트 관련 권리와 자산을 넘겨받고 기존 개발주체가 후속 사업관리에 참여할 수 있다”며 “지분 인수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거래 구조와 가격은 사업성 검증과 후속 협상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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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알래스카 LNG를 곧바로 투자사업으로 확정하지 않은 것은 가격과 건설 일정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동토 지역을 통과하는 장거리 가스관 공사비와 액화시설 건설비가 LNG 가격에 반영되면 미국 걸프만산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한국이 LNG를 공급받으려면 1단계 가스관뿐 아니라 2단계 액화플랜트와 수출터미널까지 완공돼야 하지만 알래스카의 기후 조건상 착공·완공 시점이 불투명하다. LNG 구매자인 가스공사로서는 액화시설과 터미널의 완공 가능성, 공급 개시 시점과 도입가격이 구체화돼야 참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포스코그룹은 가스관용 강관 공급과 LNG 도입을 연계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렌파른과 연간 100만톤의 LNG를 20년간 구매하기 위한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하고 강재 공급과 FID 이전 자본투자에도 합의했다. 다만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LNG 구매도 최종 계약 체결 절차가 남아 있다.
알래스카주의 세제지원도 사업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개발사 측은 막대한 초기 투자비를 조달하려면 재산세 등 장기 세 부담을 예측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프로젝트의 장기 재산세 부담을 낮추고 별도의 과세체계를 적용하는 절충안을 추진했지만 주의회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알래스카 주하원 전체와 주상원 절반이 교체된다. 선거 이후 프로젝트에 우호적인 의회 구도가 형성되면 세제 개편 논의가 재개될 수 있다. 다만 알래스카 주의회는 초당적 연합 형태로 운영돼 공화당 의석 증가만으로 세제지원이 확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세제지원 등 경제성을 확보할 조건을 받아내는 것을 전제로 합의해야 한다”며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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