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7년뿐인 신혼부부 특공 기회…자금 모을 때까지 혼인신고 미룬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형환 기자I 2026.07.27 05:00:24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신혼부부 5쌍 중 1쌍 “혼인신고 안 해”
치솟는 분양가에 '특공 7년'은 짧아
대출한도 넘어 자격 조건도 문제
지분적립형 주택 등 맞춤 지원 필요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지난해 5월 결혼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윤 모 씨(35)는 최소 5억~6억원 가량 돈을 모을 때까지 혼인신고를 미룰 생각이다. 윤 씨는 신혼부부 특별공급(특공)으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고 싶은 데 혼인 신고를 하면 7년 이내까지만 ‘신혼부부 특공’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을 모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신혼부부 특공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7년으로 한정되니 일단 혼인신고를 미루겠다는 계획이다. 윤 씨는 “분양가가 15억원인 상황에서 청약을 받으려면 내 돈이 최소 9억원을 있어야 하는데 양쪽에서 많이 모았다고 모았는데도 3억원”이라며 “최소 5~6억원을 모을 때까지 혼인신고를 미룰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집 문제로 혼인신고를 미루는 신혼부부를 위해 ‘결혼 패널티’를 없애겠다고 밝히면서, 혼인신고 후 7년 이내로 제한된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 자격이 완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혼인신고서 작성대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 혼인신고서 작성대 모습. (사진=뉴스1)
2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신고를 한 24만 326쌍 중 4만 7096쌍(19.6%)이 결혼 후 1년 이상이 지나고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12.8%에서 2021년 14.6%, 2022년 15.3%, 2023년 16.8%, 2024년 19%로 매년 높아지는 상황이다. 혼외출산 역시 2024년 기준 5.8%로 2020년 2.5%에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의 이유로 일각에서는 ‘혼인신고 페널티’를 언급한다. 혼인신고로 인해 맞벌이의 경우 소득기준이 더욱 엄격해져 대출·청약·임대주택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진행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여러 영역에서 결혼하면 오히려 손해더라, 결혼해놓고 혼인신고를 안 하는 청년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국무총리에 혼인신고로 인해 대출·분양·청약 등에서 불이익을 겪는 경우를 전수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혼인신고를 미룬 신혼부부들은 단순한 ‘혼인신고 페널티’가 아닌 청약기회를 위해 혼인신고를 미루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혼부부 특별공급(특공)의 경우 혼인신고 이후 7년 이내로 조건이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지난해 23~39세 기혼남녀 500명을 조사한 결과 8.8%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미신고자 중 56.8%가 ‘미혼 상태가 신혼집 마련에 유리해서’라고 답했다. 최근 분양가가 급등하며 당장의 금전적 여유가 없는 신혼부부들이 청약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 여력을 갖출 때까지 혼인신고를 미루는 것이다.

생애최초 특공이 있긴 하지만 신혼부부 특공에 비해 신청 조건이 단순하고 대부분 추첨 물량이라 당첨 가능성이 낮다. 반면 신혼부부 특공은 자녀 유무와 혼인기간 등에 따른 가점이 배정돼 미리 대비한 신혼부부들의 당첨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게 된다.

올해 결혼을 앞둔 김모(34)씨 역시 가능한 혼인신고를 최대한 미룰 생각이다. 김씨는 “아직 모은 돈이 많지 않아 혼인신고를 하면 특공이 가능한 기간 내 청약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오지 않을 것”이라며 “대출도 막혀 있는데 분양가만 계속 오르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행복주택에 당첨돼 울며 겨자먹기로 혼인신고한 김모(35)씨는 “워낙 분양가가 비싸서 돼도 문제긴 해도 신혼부부 특공이라는 ‘보험’이 7년 안에 끝난다는 게 너무 불안하다”며 “최대한 시간을 벌고 싶은데 행복주택이 당첨돼 어쩔 수 없이 혼인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혼인신고 패널티’라고 불리는 여러 조건들은 수년간 많이 완화됐다. 디딤돌대출의 경우 소득기준(생애최초 기준)이 청년 7000만원 이하, 신혼부부 8500만원이지만 주택 가격 기준이 각각 3억원 이하, 6억원 이하로 신혼부부가 2배 높다. 대출한도 역시 청년은 1억 5000만원이지만 신혼부부는 3억 2000만원으로 2배 이상 높다. 청약에서도 2024년 맞벌이 부부의 공공주택 특별공급 청약 소득 기준을 기존 연 1억 2000만원에서 1억 6000만원으로 높이고 부부 중복 청약도 가능해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혼부부들의 청약 문턱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이익공유형 주택이나 지분적립형 주택과 같이 당장 현금이 부족하더라도 청약에 도전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소득 수준이 안 되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해 토지임대부라던지 이익공유형, 지분적립형 주택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금융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신혼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출 규제 등을 핀셋으로 풀어서 지원해야 한다”며 “40년 모기지에 LTV 80%까지 지원하는 등 실수요자를 위한 금융 상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