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20% 급락했다. 인텔이 28.58% 폭락한 가운데 AMD(-10.88%), 마이크론(-5.30%), 엔비디아(-4.22%) 등 주요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7.95%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8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2%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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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에서는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검색광고 등 핵심 사업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로 잉여현금흐름(FCF)이 약 9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아마존 역시 3분기 클라우드 사업인 AWS 매출이 460억달러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연간 2200억달러에 달하는 설비투자 부담이 부각됐다.
여기에 인텔의 실적 전망은 반도체 수요 전반에 대한 경계심을 키웠다. 인텔은 3분기 매출액 165억달러를 기록하고 데이터센터·AI 매출도 78% 증가했지만, PC 사업 부진이 이어졌다. 특히 4분기 매출 전망을 150억~160억달러로 제시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전망치 상단도 3분기 매출보다 낮아 AI 사업의 성장만으로 기존 사업의 부진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졌다.
메모리 업종에서는 일본 키옥시아의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업황 고점 우려가 불거졌다. 키옥시아는 지난달 30일 2026회계연도 3분기(10~12월) 영업이익을 약 2조엔으로 전망했다. 시장 예상치인 2조3500억엔을 약 15% 밑도는 수준이다. 7~9월 낸드 평균판매가격 상승률도 전분기 대비 20%대로, 직전 분기의 70%보다 낮아졌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힘입은 이익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한편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3.48% 내린 5730.74로 마감했다. 알파벳 등의 실적 실망과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로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도 이미 상당한 매도 압력이 나타났다. 하지만 장 마감 이후 미국 시장에서 반도체주 투매가 재차 나타난 만큼 월요일 장 초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주가 조정으로 가격 부담은 낮아졌지만, 취약한 수급이 반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급 부진과 글로벌 IT 비중 축소 움직임은 수급 상황에 불리하다”며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긍정적이나,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후 주가 흐름은 각 사업의 수요와 이익 전망에 달렸다. 낸드 가격에 대한 우려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전체의 수요 둔화로 곧바로 확대하기보다, 제품별 가격과 고객사 주문 흐름을 구분해 살펴야 한다. 빅테크의 투자 부담이 실제 발주 축소로 이어지는지도 확인할 대목이다.
매도 물량을 받아낼 자사주 매입의 지속 여력도 반도체 기업이 실제 벌어들이는 현금에 달려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 진정을 위해 두 기업의 자사주 매입 여력 판단이 필요하고 그 출발점은 실적의 개선”이라며 “잉여현금흐름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그중 어느 정도가 실제 주주환원으로 배분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월요일 추가 충격을 가늠할 때는 지난 금요일 국내장의 선반영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키옥시아의 낸드 가격 상승률 둔화 전망과 앤스로픽 신용위험 관련 보도가 월요일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 금요일 관련 우려가 일부 선반영됐다는 점에서 낙폭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향후에는 AI 투자 확대를 감당할 재무 여력과 실제 수주가 확인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차별화될 전망이다. 서 상무는 “AI 수요 자체는 견조한 만큼 최근 시장의 조정은 산업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보다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와 이를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재평가”라며 “자체 현금창출력이 높은 기업과 차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 실제 수요가 확인되는 반도체·네트워크 기업 간 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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